우대 역량을 넘어 필수 역량이 될 직무
새로운 분야를 학습할 때 우리는 머릿속으로 계획표를 짜게 됩니다. 잘 알고 있는 영역이라면 계획표 세우기가 수월하지만, 사전 지식이 없는 생소한 영역은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합니다. 특히나 전문 용어를 쓰거나, 뉴스에 빈번하게 등장한 타이틀일수록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진입 장벽이 높아 보이기 마련이죠. '데이터 분석'영역이 바로 이 상황에 해당한다 생각합니다.
'데이터 분석가'는 다른 데이터 관련 직업(Data Engineer, Data Scientist 등)보다는 '덜 개발자스럽'기 때문에 타 직군에서 본인이 보유한 또 다른 skill set으로도 활용이 가능하고, 어찌 보면 커리어 전환의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더불어 요즘 올라오는 채용 공고를 살펴보시면, 분석 직군 말고서도 기획/마케팅/세일즈/디자인 등 다양한 직무, 업종에서도 '데이터 분석' 역량을 내세우고 있다는 점을 인지하실 것입니다. 특정 직무나 업종에 한정된 게 아닌 범용적으로 활용할 수 있음을 방증하는 사실입니다.
'데이터 분석가', Generalist인 것 같으면서도 special해보이고, specialist인 것 같으면서도 general해보이는 이 직무의 트렌드부터 알아봅시다.
‘데이터 분석가’라는 단어는 10년 전(제 기억 선에서 그러하고, 실제로는 더 오래되었을 것입니다)에도 존재한 직무이지만, 작년쯤부터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다 보입니다.
개인적인 견해는 이러합니다. 2017년에 알파고가 등장하면서 ‘AI’라는 단어가 모든 뉴스에 남발되었고, 그간 빠져야 할 거품은 사라지고, 그 이후 실질적인 AI 기술을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이 생겨나며 가능성을 보여주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AI를 이야기하려면 당연히 데이터가 있어야겠죠? 그리고 데이터가 있으면, 그리고 많으면 많을수록, 분석에 대한 필요성과 수요가 늘어납니다.
네, 앞으로는 더욱 이 수요가 커지고 분석 역량에 대한 요구는 불가피해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현재 많은 회사가 데이터 축적 또는 저장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아주 잘 인지하고 있어 실행에 옮기고 있습니다. (위에 언급했던 이유 때문에요) 그럼 데이터가 점차 쌓이게 되고, 데이터로부터 패턴이 보이기 시작하는 때가 되겠죠? 그렇게 되면 오늘의 패턴/일주일 뒤의 패턴/한 달 뒤의 패턴을 모니터링하거나, 패턴이나 이상징후를 기반으로 새로운 인사이트를 도출할 줄 아는 사람에 대한 수요도 생길 것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데이터 분석가에 대한 수요는 더 증가할 것이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최근 구인 시장만 보아도 이를 잘 설명해줍니다. 데이터 분석가, Data Analyst, 또는 Business Analyst(요즘에는 두 직군을 혼용해서 자주 씁니다. 직무에 대한 카테고리 분류는 연재 글('데이터 관련 직군을 정리해보자')에서 다룹니다.)이라는 타이틀에 대한 채용 글은 줄어들지를 않고 있습니다. 채용 공고를 한 달이 넘게 내리지 않고 있는 회사도 있고, 2~3개월 만에 다시 채용 공고를 띄우는 회사도 많습니다. (소수의 회사를 말하는 것이 아닌 여러분이 알고 있는 그 대기업, IT 스타트업 등을 말합니다) 이 많은 회사에서 아직 원하는 수의 데이터 분석가 확보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물론 이 경우는 ‘잘 하는’ 데이터 분석가를 찾기 어려워 회사에서도 채용에 있어 심사숙고하는 케이스이지만, 이렇게 ‘잘 하는’ 사람을 찾는 수요가 늘어나면 핵심 인재를 기반으로 직군 전체 TO도 늘어나게 됩니다.
업계 종사자로서 1년 사이에도 트렌드가 많이 바뀌었음을 체감하고 있습니다. 2019년 이맘때쯤과 2019년 하반기를 비교하면, 쌓인 데이터가 가져다주는 의미를 이제는 많은 회사, 개인이 인지하고 있는 것 같네요. 언젠가는 '데이터 이해 능력'이 필수 조건으로 들어서지 않을까 하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