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는 이런 글을 쓰고 싶었다. 내가 얼마나 어두운 길을 홀로 걸었으며, 반대로 이게 얼마나 흔해빠지고 놀랄 것 없는 일인지 편견 없이 들춰보고 글로 풀어내는 것.
내겐 두 살 어린 남동생도 있고 (어릴 때 사진을 보면 정말 귀엽다.) 부모님도 있고, 고등학교 3학년 때 돌아가신 외할머니와의 추억도 있다. 30대 후반의 나에게 없는 것은 친구와 기쁨, 정도인 것 같다. 언젠가 정말 먹고 싶었던 엽기떡볶이를 시켜 먹었을 때 "아, 정말 행복하다!" 하고 입 밖으로 뱉은 적이 있으니 아마도 행복은 내게도 존재하는 듯한데 말이다.
이 감정의 이름은 '번아웃'이다. 약 6년 간, 나는 번아웃을 겪었고 현재진행형이다. 이 늪을 빠져나왔다는 생각이 들지 않으니 여전히 나는 번아웃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이다.
이 웃기지도 않는 상황을 극복해 보려고 갖은 행복한 기억들을 떠올리고, 상상도 해보고, 검색도 해보고, 남들이 한다는 행동도 따라 해 보았다. 이렇게까지 시도했으니 글쎄, 자그마한 하늘만 보이는 깊은 우물에서 뜀틀 두어 개 정도의 높이는 올라왔을까.
같이 우울해지자고 쓰는 글은 절대 아니다. 이런 상황을 겪고, 같은 감정을 느끼는 사람이 못해도 3만 명은 되지 않을까? 십만 명이라고 하고 싶었는데 구체적인 수치는 사실 모른다. 그만큼 지금의 나는 우리 사회에서, 또 각자의 주변에서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는 사람일 것이다. 이렇게 버둥거렸다는 나의 기록이자, 이런 걸 해보았다는 내 노력에 대한 기록이다. 자전적인 이야기가 될 테니 영상으로 치자면 숏폼이나 VLOG 정도가 되겠다.
이 책에 있는 모든 글자들은 모두 실제를 품은 것들이라는 걸 밝힌다. 소설을 쓰는 것도 아닌데 굳이 머리 굴려 속여가며 쓰고 싶지 않다. 먼 훗날 이게 나의 두꺼운 일기가 될 것이고, 자서전이 될 것이다. 요즘은 일기에도 거짓말을 쓰는 시대라는데, 필사적으로 노력해 보겠다. 사건은 물론이고 내 속마음까지 모두 사실대로 쓰겠다.
기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