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애를 담아서 하는 말은 아니다. 그런데 난 여리다. 감정이 잘 상하고, 오버 띵킹도 놔두면 끝까지 한다. 이 글을 읽는 사람들 중에 아는 사람이 나보다 생각이 많아서 괴로운 사람은 드물거나 없을 것이다.
문득 드는 생각이, 화라는 감정으로 그동안 나를 방어하고 지킨 것이 아닌가 싶다. 화 안에는 용기가 있고, 강인함도 있다. 동시에 단점은 자기 그리고 남을 파괴하는 힘, 후회할 행동을 하게 하는 것, 등등.
나의 화를 합리화하면서 정신 자위하려고 이 글을 쓰는 것이 아니다.
무의식 중에 몇 년 전부터 느껴서 계속 고쳐왔다. 하지만 화라는 거대한 방패, 혹은 방탄복이 주는 안정감은 엄청나다.
시간이 꽤나 걸렸고 이젠 인생 그 어느 때보다 순해졌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것은 부정하면 거짓말이다.
화를 대체한 무기가 필요했기에 많은 노력을 했는데 참 고맙게도 에너지는 덜 들지만 습관화하기에는 훨씬 힘든 것은 침묵이다.
'할 말 하지 않겠다'라는 표현을 요즘 친구들이 많이 하는데, 바로 그것이다.
난 비판적 사고가 강하게 내재되어있다. 어떤 주장을 보면, 그냥 넘어가는 것이 힘들 때가 많다. 예를 들어, 래퍼가 자기가 최고라 한다.
난 일단 확인한다. 많은 방면에서. 그러고 나서 아니라고 생각이 들면 아닌 이유를 명확하고 논리적으로 의견을 종합해서 입으로 5분 정도는 말해 줄 수 있는 수준까지 생각해 놓을 때가 많다. 그리고선 기회가 될 때 말해준다. 이렇게 해서 난 이 바닥에 친구다 별로 없다 ㅡㅡ;
물론 반대로, 인정하는 사람은 5분이 아니라 1시간 동안 칭찬할 수 있고, 그 사람을 만나면 실제로 그렇게 하기도 한다. 칭찬 폭포.
래퍼를 예로 들었을 뿐이지 내가 원하는 상품에 대해서도 그럴 때가 있고 (안 그럴 때가 다 많은 듯) 종교적 주장이나 정치인 발언 등등 가끔 너무 피곤할 정도로 생각을 많이 한다.
성격은 매우 외향적이다.
그러다 보니 말도 많을 수밖에 없다.
화를 대체할 도구가 필요하다고 하지 않았었나.
맞다.
그래서 침묵을 연습하고 있다. (라고 말하면서 전혀 짧지 않은 글을 쓰고 앉아있네?)
침묵은 참 강한 무기야.
누군가가 나에게 공격적인 말을 할 때, 화를 아예 제외하고, 깨어는 있지만 그 발언에 감정적 반응을 절제하고 상대를 똑바로 쳐다봤을 때,
상대는 자신의 말에 대해서 의심하게 되고, 생각하게 된다. 자신이 멍청한 놈인가 하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리고는 곧 자신이 사용하려 했던 무기를 (공격성이나, 화 등등)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매우.
예전엔 난 틀림없는 양아치였다.
이제는 신사의 길로 가고 싶다.
사람은 고쳐 쓰는 게 아니라는 말을
믿지 않는다. 나는 나를 고쳐서 쓰고 있고, 더 고칠 것이기 때문이다.
저 말을 믿는 분들은 확률상 어쩔 수 없이 자신도 안 믿는 사람들일 것이다. 매우 안타깝게 생각이 되며 자신을 더 믿으라고 하고 싶다.
사람을 고쳐 쓸 수는 있다.
다만, 내 안의 습관으로 인해 만들어진 회로들을 뜯어고쳐야 하기 때문에 x 나게 어려운 것이다.
나중에 임무가 어느 정도 완료됐을 때, 그때는 내 기분이 어떨지 얘기하고, 바뀐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또 바꿀게.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