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가 돼서야 일어난 변화 몇 개

by 문지훈

1. 기다릴 줄 안다.


이젠 그 어떠한 좋은 소식이 날아와도 별로 흥분을 안 한다. 예전엔 2주 굶은 개처럼, 토끼의 그림자만 봐도 침을 흘리는 놈이었는데, 요즘엔 한 평생 꿈만 꿨던 제안들이 눈 바로 앞에 와도 그다지 흥분을 안 한다. 그 흥분이 수면 위로 너무 강하게 올라오면, 남의 성공을 질투하는 영적 생명체들이 나를 괴롭힐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그래서 정말 내 손안에 확실하게 들어오기 전까진, '응 그래, 도장이나 찍고요.'라는 생각을 한다.


한 때는, '이렇게까지 열정이 없으면 내가 사람이 맞나?'


라는 생각도 했었지만, 사실은 그렇게 흥분했다 실망을 자꾸 하면, 오히려 그 강했었던 야망은 양은 냄비처럼 팍 식더라고. 전력 질주도 멋지지만, 인생은 너무 길다고 느끼게 돼서, 에너지를 더 똑똑하게 쓰게 되더라.


2. 능력보다 인성의 중요성을 느끼게 돼


난 정말 한 사람의 능력을 너무 우상화 해왔어. 그리고 그런 사람을 옆에 두면 복이 큰 덩어리로 여러 개씩 올 때도 많아. 근데 가끔보다는 자주 내 마음에 무지하게 큰 상처를 주고, 그런 친구들 중 적지 않은 일부는 의리가 없어.


나 조차도 그런 사람이기만 했을 때, 내 주위의 너무나 많은 사람들한테 오래갈 상처를 너무 많이 줬어.


한 편, 조금 느려도, 조금 부족해도, 화살처럼 똑바른 애들을 두고 오래 지켜보면, 좋은 와인처럼 안 상하고 되려 더 깊어져. 더 멋있어지고, 나까지 성숙하게 만들더라고.


3. 잘 된 사람들에 대한 존경이 깊어져


30대가 되면 꽤 살아본 거야. 법도 알고, 사람도 알고, 돈에 대한 개념도 생기고, 누구는 이미 아이가 초등학생이고.

어느 분야에 있든 잘 된 사람들은 다 버틴 사람들이야.


왕자와 힙업이 있는 사람들은 끈질긴 인간들이야. 절대 그들의 몸을 보고 냉소적인 생각을 하면 안 돼. 부자들도 마찬가지고. 자신의 분야에서 높이 올라간 사람들은 어느 정도의 일관적인 태도를 오래 지켰다는 뜻이야. 누구는 매일 새벽 기상 같은 습관을 오래 지킨 것이고, 누구는 술/담배/마약 등을 절대 안 한 것이고. 누구는 험담을 절대 안 한 것. 원칙을 존중하는 사람들이었기에 그들의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것. 운이라는 것은 누구에게나 오는 것. 천운이 와도 자신의 인생을 말아먹는 사람은 언제나 널리고 널려. 부모의 거대한 부를 상속받아 날리는 사람들은 드문 게 아니야. 그들에게는 원칙이 없으니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것이고. 로또 당첨되어도 오래 지키지 못하는 사람은 돈에 대한 지식과 훈련이 없어서고.


잘 된 사람,

안 된 사람,


다 이유가 있는 법.


4. 정말로 강해져 있어


여러 각도로 다양한 사람한테 맞아본 격투가는 고통을 인내하는 여러 방법들을 습득하잖아.


근육은 방패 역할도 해줘서 복근을 탄탄하게 만들기도 하고.


펀치를 맞는 순간에 고개를 휙 돌려서 타격감을 줄이기도 하고,


또 하도 맞아서 맞을 때에 대한 공포로 인해 늘어나는 통증 자체도 줄고.


같은 맥락으로 30이 넘으면 세상의 매를 많이 맞아봤기에, 적어도 10대 때처럼 세상이 마냥 커 보이지가 않아. 청소년기 땐 어떤 어른이든 뭐라 뭐라 하면 무서웠지. 지금은 나이만 먹은 하수가 깊이 없는 고함을 외칠 때 오히려 한심하거나 안쓰럽지. 고통은 작아져.



시간이 더 지나면 더 알게 되겠지.

어릴 때 왜 그렇게 잔소리하는 사람이 많았나 했는데 지금은 그분 중 적어도 몇에겐 감사함을 느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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