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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지훈 May 06. 2020

테디 형님

방금 작곡가 테디 형님의 히트곡들을 쫙 들어봤다.


90년대 말부터 지금까지.


원타임, 지누션, 세븐, 거미, 빅뱅, 엄정화, 투애니원, 블랙핑크, 등.. 20년 넘게 한 번도 전성기가 아니었던 적이 없었던 사람이었다.


아티스트가 인정하는 아티스트라는 표현 다 알 텐데, 진짜 진짜 뭘 좀 아는 사람들만 아는 아티스트가 이 형을 매우 존경해왔다.


왜 유독 (요즘) 대중들과 아티스트들이 잘 모를 수밖에 없냐면, 이 형이 너무나 조용히 음악을 했기 때문이다.


건물이 무너질 때 일어나는 소음은 엄청나고,

나무도 늙어서 쓰러져도 마찬가지.


하지만 나무가 자라는 소리나, 사람이 발전을 할 때는 고요함이 있다. 성장은 원래 그런 것.


다른 맥락인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하수들이 좋아하는 것이 성장보다는 당장만 시끄러운 파괴적 폭발력이다. 하수들은 그게 다다.


하지만 테디 형은 그러지 않았어. 단 한 번도.


21세기 이후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대중 음악인 30명 꼽자면 내 리스트엔 무조건 들어가는 사람이다.


칸예, 제이지, 에미넴, 비욘세, 이런 사람들의 리스트에.


생각을 해봐, 블랙 핑크 유튜브 채널은 구독자수가 내가 마지막으로 확인했을 때 1, 2위였고 전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 물론 특히 아시아에서는.


그리고 나 같은 힙합 하는 친구들한테는 내 세대가 초등학생이었을 때부터 테디 형의 음악의 영향을 피할 수 있었던 적이 단 한 해도 없었다.


우리가 중, 고등학교 땐 지누션이 The Shit이었거든.


빅뱅, 투애니원은 말할 것도 없었고.


오늘 글의 요지는, 너무나 많은 스타들이 오가고 했고,


여전히 그들은 내 기억 속에 영웅들이지만, 내가 만나 본 분들이 참 많단 말이야. 테디 형이 프로듀싱한 사람들에 한해서 하는 말이 아니다. 이 글을 쓰기 전에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떠올랐다.


그런데, 테디 형은 아직도 '새 것'이라는 사실이 경이롭고, 많은 분들은 그 레벨을 유지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종종 내 과거의 영웅들을 요즘에 만나게 된다. 안타깝게도 그들은 더 이상 내 기억 속의 그들이 아니다.


나 역시도 누군가에게 그럴 것이다. 지금은.


그래서 느낀 것은 지금밖에 없다는 것이다.


지금 말고는 다 필요 없다.


'그래서 스윙스야 너 지금 뜨겁냐.'

'너 지금 잘하고 있냐?'


이 질문들만이 각자에게 중요하다는 것을 정말 뼈저리게 느껴.


어제는 갔고, 내일은 예약석이 아니야.


지금 뜨거워야 돼.

지금 멋있어야 해.

지금 잘해야 돼.

지 투 더 뻐낀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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