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의 내공

by 강하


가성비가 괜찮은 제품과 비용이 더 드는 상위 제품을 두고 망설이는 나에게

"비용이 더 들더라도 당신 맘에 드는 걸로 하라"고 아내가 권한다.


그러면서 덧붙이는 한마디.

"당신은 당신이 예상하는 범위 내의 지출이 이루어질 때에는 돈 버는 거에 별로 신경 안 쓰다가도, 당신이 예상하지 않았던 지출이 발생되면 재테크에 집중해서 어떻게 해서든지 그만큼을 메우더라구~ 뭘 사든 남는 돈은 어차피 비슷할텐데 이왕이면 갖고 싶은 걸 가져야지.."


내가..그랬나..?

직장생활을 할 때도 코너에 몰렸을 때 집중력이 더 발휘됐던 건 맞는 거 같은데, 돈 버는 것도 그랬던가.


돌이켜보니, 맞는 거 같다.


한번의 판단 착오로 가장 힘들었던 2009년부터 2015년까지, 누구에게도 내색한 적이 없지만 밤잠을 설쳐가며 정말 치열하게 주식에 집중했다.

특별한 소득이 없던 상태에서 당시 외국에 있던 아이들이 그런 집중력을 갖게 한 거 같다.


돈에 대한 욕심은 없지만, 가족들에게 일정 수준의 생활은 유지시켜주고 싶은 마음 때문인지,

아이들이 학업을 마치고 들어온 이후에도 이슈 발생에 따라 재테크에 대한 집중과 느슨함이 반복되곤 했다.


이런 나를 아내가 읽고 있었던 거다.

34년차 동반자의 내공이 무섭다.


어찌 됐든, 아내의 부추김을 받으니 은근 더 부담스럽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