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무늬 뿐인 날라리 信者지만, 그래도 단 한 번도 다른 종교를 생각해 본 적 없다는 되도 않는 충성심(?)을 내세우며,
약하디 약한 믿음을 갖가지 수단으로 셀프사면 하는 나.
약한 신앙심에 대한 죄스런 마음을 조금이나마 덜고자는 마음에서 '쓸 수 있는 여유를 주신 그 분께 감사드린다'는 의미로 카드 사인을 영세명인 [Joseph]으로 했던 시절이 있었다.
세인의 관심에서 멀어진 방배동 카페골목이 지금의 가로수길이나 경리단길처럼 잘 나가던 시절, 그곳의 곱창집에 우연히 들른 적이 있다.
식사를 마친 후 카드로 계산을 하며 예의 Joseph 사인을 하는 걸 지켜보던 주인 여성이 말을 건넨다.
주인 : 신자세요?
나 : 성당 나가세요?
주인 : 전 마리아에요. 마리아와 요셉은 뭐 되잖아요~^^
묵주반지와 함께 웃음을 보이며 건네는 그 말에 내가 화답했다.
"어~ 그래요? 그러고보니 내가 오늘 처갓집에서 먹고 가네요~^^"
그 이후 그 집 단골이 됐는데, 그 마리아님은 지금은 어찌 지내시는지 궁금하다.
저녁을 먹고 늘 걷던 단지 주변을 벗어나 다른 곳으로 방향을 잡다 성당을 만났다.
명절이나 연미사 때나 찾는 성당이지만, 어쩌다 천주교인을 만나거나 여행중에 천주교와 관련된 아이템을 접할 때면 왠지 반갑고 정겹게 느껴진다.
스마트폰에 매일미사 앱만 깔아 놓고는 행동하지 못하는 무심하고 못난 탕아를 무한한 인내로 지켜만 보고 계시는 그 분께 언젠간 귀의할 날이 올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