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아니까...
카메라 초심자들이 렌즈 선택시 화각과 함께 가장 고심하는 부분이 렌즈 밝기이다.
이왕 구하는 건데 처음에 잘 골라야 한다는 생각에 이리저리 검색을 해가며 자문을 구하는데,
답변은 늘 비슷하다. "사진을 찍다보면 밝기에 대한 갈증을 느끼고 결국 갈아타게 되니 좋은 걸 하라"는.
고수들의 경륜이 느껴지는 애정어린 조언에 대다수 초짜들은 귀가 얇아질 수 밖에 없다. 나도 그랬다.
카메라 보유자는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F1.4와 F1.8의 가격 차이는 엄청나다.
화각과 품질에 따라 두 배에서 얼추 다섯 배까지.
85mm 단렌즈를 구입하며 F1.8을 선택한 이유는 단순하다.
첫째, 아쉽게도 나 자신의 안목이 1.4와 1.8 결과물의 화질을 식별할 정도의 수준이 안 된다.
두번 째는, 때문에 두 렌즈의 차이를 살릴만큼 우수하게 피사체를 담아낼 능력도 못 된다.
마지막으로, (미안한 얘기지만) 내가 포스팅한 사진을 보는 분들 역시 90% 이상은 1.4와 1.8의 구분을 못 하실 거 같다.
그러니, 나도 모르고 남도 모를 (게다가 관심도 없을) 결과물을 위해 필요 이상의 비용을 투자하는 건 무의미한 거 아닌가?
F1.3과 F1.8로 촬영한 결과물 각각 두 개를 구분할 수 없다면 나의 선택이 옳았다고 스스로 위안이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