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의 참 가치는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에서 나온다

보수와 진보의 구분은 의미가 없다

by 강하


통합당의 궤멸적 패배에 대한 여러 분석이 나온다.
워낙 폭망이라 얘기하는 모든 것이 패배의 원인이 되는 형국이지만, 모든 원인에 앞선 근본적인 원인은 따로 있다고 본다.
다시 말하면, 근본이 달라지지 않는 한 모든 패배 원인이 없었더라도 격차의 차이만 있을 뿐 패배라는 결과는 같았을 거다.

내가 생각하는 근본적인 문제는 보수의 가치에 대한 몰이해.
참 보수의 가치는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에서 나온다.
옛 것을 익혀 새로운 것을 알아야 하는데, 지금의 보수는 옛 것에 매몰된 채 새로움을 모색하지 못 한다.
시대변화에 따라가면 자신들 고유의 정체성을 잃는다고 오인한다.
시대에 맞는 진화된 방식을 적용하면 자칫 자신들이 보수가 아닌 진보로 변이된다는 그릇된 관념으로 인해 기존의 틀 속에서 자원과 방법만 바꾸며 변화를 표방한다.

탄핵의 강을 건너자면서 탄핵된 정권의 마지막 일인자를 대표로 앉히고, 상대를 불통과 독선의 프레임에 가두려 하면서 스스로도 막말 이력자들의 공천을 밀어부친다.
이렇게 통합당의 변화는 새로운 가치창출보다 기존 틀의 강화에 방점이 찍혔다.
그래서 保守의 변화는 늘 補修에 그치고 만다.
사전적 의미의 보수(保守)라면 이게 틀린 건 아니다. 다만, 유권자가 바라는 변화의 기대치와는 괴리가 있다는 게 문제다.
보수의 사전적 패러다임에 갇혀있는 한 보수는 진화할 수 없다.

변화의 개념을 넘어 세상이 빠르게 진화하는 싯점에서 이제 보수와 진보의 구분은 사실 더이상 의미가 없다.
사전에서 정의하는 [보수]가 "새로운 것이나 변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전통적인 것을 옹호하며 유지하려 하는 것"이고, [진보]가 "역사 발전의 합법칙성에 따라 사회의 변화나 발전을 추구하는 것"이라면 생존을 위한 선택은 자명하다.

다만, 변화를 추구하는데 있어 안정에 중심을 두느냐, 좀더 개혁성을 띄느냐 하는 추진 방법론에서 정당별로 보수와 진보의 의미를 부여할 수는 있겠지만, 통합당은 보수의 사전적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게 문제다.

20대 총선 - 대선 - 지방선거에서 연거푸 국민의 외면을 받을 때마다 통합당이 계속 변화와 쇄신을 표방했음에도 오히려 21대 총선에서 외면이 극대화된 이유는 진보화 되는 것이 두려워 늘 보수의 한계에서 변화를 모색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변화가 앞서 언급한 補修의 수준이었음을 모른 채 다른 곳에서 구실을 찾는다.
이런 인지부조화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 통합당의 미래는 언제 올 지 모른다.

정책 방향에 따라 상대적인 우(右)와 좌(左)의 구분은 있겠지만, 보수와 진보의 개념으로 정치를 논한다는 건 이미 시대착오적 발상이라 생각한다. 정당은 문화재관리청이 아니다.
정당의 궁극적 목표가 정권 창출이기에, 그 과정의 방법은 전통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먼저 변화하여 변화에 대한 대응을 선도해야 한다.

국민은 보수와 진보를 구분하기 앞서 살기 좋은 여건을 원한다.
그러기에 통합당은 보수(保守)라는 단어에서 벗어나야 한다.
보수의 틀 속에서는 더 큰 영역으로 나아가질 못 한다.
보수와 진보의 한계를 구분하지 말고 국민이 요구하는 지점으로 먼저 이동할 때 지지가 따르며 통합당의 미래가 있다.

보수의 참 가치는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에서 나옴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