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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하 Jun 04. 2021

금오도에 차를 가지고 갈까, 그냥 갈까?


여행객이 금오도에서 차량을 이용할 수 있는 경우는 극히 제한적이다.

앞서 언급했듯, 비렁길 코스가 있는 서쪽 해안은 차량 운행이 안 된다.

동쪽 주 도로에서 비렁길 코스별 경유지인 두포, 직포, 학동, 심포로 차량 이동이 가능하지만, 특정코스에 주차후 코스를 돌고 주차지점으로 걸어서 되돌아오지 않는 한, 어차피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해 주차한 곳으로 이동할 거라면 굳이 차를 가지고 비렁길 코스로 이동하는 건 의미가 없다.


때문에, 금오도 섬 일주와 안도까지 돌아보고 싶다면 차를 가지고 들어가도 좋지만, 오로지 비렁길만 돌아보는 게 목적이라면 차를 가지고 들어갈 이유는 없다.

이 경우, 간단히 필요한 식재료는 여수에서 미리 구입하는 게 좋다.



차를 가지고 들어갈 경우, 알아두어야 할 사항이 있다.


금오도에 차는 많은데 주유소가 안 보인다.

가장 궁금했던 거다.

택시 기사님에게 이 부분에 대해 물어보니, 외지인들이 같은 질문을 한다며 알려준 이야기.


주 도로가 아닌 이면도로에 있어 눈에 잘 띄지 않지만,

금오도에는 농협에서 운영하는 주유소가 딱 하나 있다.

특이점은, 경유만 취급한다. 무연휘발유는 없다.

때문에, 금오도 주민들이 이용하는 차는 모두 경유차고,

그 중 대부분은 중고차라 한다.

금오도에 정착하고자 처음 들어온 사람 중 무연휘발유 차량을 소유한 사람도 결국 경유차로 바꾼다고 한다. 안그러면 연료를 채우기 위해 매번 배를 타고 여수로 나가야 하기 때문.


그러니 무연휘발유 차량을 가지고 금오도로 들어가는 경우, 금오도로 들어가기 전 연료 확인이 필수다.

안그러면 난감해지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여기서 드는 의문점 하나.

친환경이 요구되는 섬에서 왜 하필 환경오염의 원인이 되는 경유차 시스템이 정착된 것일까.

확인한 건 아니지만, 아마도 소득지수에 따른 경제성이 현실적 요인이 아닌가 유추해 본다.

언젠가는 이곳도 전기차 시스템으로 차츰 변해가지 않겠는가.


차량과 관련된 또 한 가지는, 금오도에는 차량 정비센터가 없다.

타이어나 오일 교환 등 간단한 것은 차주가 직접 하고, 수리를 요하는 정비는 여수로 나가야 하니 이 부분도 참조.


금오도 택시는 부부가 운행하는 카니발 두 대뿐인데,

성수기가 아닌 경우, 한 분이 가사일을 담당하느라 한 대만 운행하는 경우도 많은 듯하다.

학동에서 택시 콜을 위해 전화하니 수신자가 다른 번호를 알려준다. 예약이 밀렸기 때문이라 생각했는데, 여성기사님 말씀이 남편이 집에 일이 있어 본인만 운행하고 있다고.

그렇다면, 부부에게 일이 생기면 금오도에선 택시 이용이 안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택시비는 탑승시 미터기를 꺾고 정산한다.

시간거리 병산제 단가는 좀 높은 듯하지만 호출장소로 오는 콜택시 개념임을 감안하면 납득이 되는 수준이다.

8km 정도 거리에 17,000원 남짓 지불.


버스는 끊겼는데, 택시영업을 하는 부부에게도 일이 생겼다.

거리가 됐든 몸상태가 됐든 걸을 상황도 아니다.

그땐 대안이 뭔가?

숙박을 하는 경우, 어쩔 수 없이 숙소에 도움을 청해봐야겠지만,

숙박을 하지 않는 경우엔 정말 어쩔 수가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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