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없는 날

by 강하


대선후보 토론회 일정에 대해 유난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듯한 국민의힘. 무속 관련 의혹이 많은 윤석열 부부이기에 네티즌들 사이에선 '손없는 날'을 보는 게 아니냐는 비아냥이 무성하다.

수없이 들어왔던 '손없는 날'이지만 정작 그간 그 의미를 몰랐다. 그저 액운이 없는 날을 의미하겠거니 생각했을 뿐 구체적으로 택일하는 방법 등에 대해 관심도 없었는데, 갑자기 이슈가 되다보니 궁금해졌다.

구글링 해보니 '손없는 날'을 택하는 게 의외로 간단하다.


일단, '손'이란 날짜에 따라 동서남북으로 돌아 다니면서 사람들의 움직임과 활동을 방해하는 악귀나 귀신을 뜻한다.

반갑지 않은 손님이라 존칭 님을 빼고 '손'이라 하는 듯한데, 날짜에 따라 움직이는 방향이 다르다. 따라서 '손없는 날'이란 특정 방향으로 이동하며 뭔가를 하려 할 때 그 방향에 '손'이 출몰하지 않는 날이다.


그럼, '손'은 날짜에 따라 어디에서 활동할까.

음력으로 날짜 끝이 1,2인 날은 동쪽, 3,4인 날은 남쪽, 5,6인 날은 서쪽, 7,8인 날은 북쪽에서 움직인다. 끝이 9,0인 날은 휴무다.

동서남북 방위에서 동쪽에서 시작하여 시계방향으로 이틀씩 움직인다고 생각하면 기억하기 쉽다.

여기서 '손'이 활동하는 방향은 행위 주체가 움직이는 행사 방향이다.


예를 들어, 혼례 전 강릉에 사는 신랑이 서울 처가로 함을 보낼 때는 강릉 기준으로 서쪽으로 움직이는거니 손이 서쪽에서 활동하는 음력 5,6,15,16,25,26일이 '손있는 날'이고, 서울에서 부산으로 이사한다면 남쪽으로 이동하는 거니 손이 남쪽에서 활동하는 음력 3,4,13,14,23,24일을 피하면 '손없는 날'이 된다.


이를 바탕으로 그간 국민의힘이 보인 모습을 대비해 보자.

양자토론 일정으로 끝까지 주장했던 1월 31일은 음력으로 29일. '손'의 휴무일이다.

4자토론이 있었던 KBS는 윤 후보 자택 아크로비스타에서 대략 서쪽 방향이고 2월 3일은 음력 3일이니 '손없는 날'이다.


2월 8일로 합의됐던 2차 토론에 국민의힘이 갑자기 제동을 걸었다.

토론 주관처인 기자협회와 중계사인 JTBC의 공정성과 편향성이 표면적 이유다. 요즘 보여지는 언론의 지형상 공정성과 편향성을 주장하는 것도 의아하지만, 윤 후보의 건강상 사유로 일정 연기까지 요구하는 게 뜬금없다.

왕성하게 대면활동을 하느라 2월 8일에는 아플 예정인가 보다.


JTBC와 2월 8일을 '손없는 날'에 대비시키니 재밌다.

2월 8일은 음력으로 8일. 손이 북쪽에서 활동하는 날인데,

공교롭게도 JTBC는 아크로비스타에서 북서 방향이다.


해프닝이나 가십으로 웃고 넘겨야 할 사항들이 반복적 우연인지 고의인지 논란이 된다면 이 또한 본인들이 해소해야 할 일이다.


어쨌든, 덕분에 나도 '손없는 날'에 대한 지식이 하나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