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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하 Nov 24. 2022

만족도 높은 용문산 백운봉


용문산 2일차 백운봉을 오르기 위해 양평 쉬자파크공원으로 향했다. 치유센터가 있는 쉬자파크는 말 그대로 "쉬자~"는 곳인 듯하다.

쉬자파크 매표소 앞 주차장은 무료이고, 쉬자파크 입장료는 2,000원이지만 60세 이상은 무료.


매표소를 지나 왼쪽 길을 따라가면 백운봉 등산로 입구가 나오고 초입부분 다소 긴 계단을 오르면 비교적 완만한 능선길이 이어진다. 중간중간 로프를 잡고 오르는 짧은 급경사 암벽 구간이 있지만 전체적으로 산행을 즐기기 좋은 호젓한 산길이다.

두리봉 아래까지 다다르면 오른쪽 능선길과 왼쪽 용문산 자연휴양림으로 향하는 계곡길이 나오는데, 능선길이 훨씬 편하다.


주차장에서 2.7km 정도 걸으면 헬기장에 다다른다.

이 헬기장에서 보이는 백운봉 전망이 제법 멋스럽다.

문제는 백운봉과 백운봉 아래 설치된 계단이 제법 까마득하게 보이고 계단 위 암벽으로 보이는 백운봉의 경사가 굉장히 심해보여 '저길 꼭 가야하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는 거.

헬기장에서 백운봉까지는 대략 1.3km.

빠르지 않은 걸음으로 계단 중간 전망대까지 30분, 계단 전망대에서 가파른 경사의 백운봉까지 15분 정도 소요된다. 그러니까 헬기장에서 백운봉까지 45분 정도로, 헬기장에서 바라보는 것보다는 걸을만 하다.

그렇게 오른 백운봉은 정말 오길 잘 했다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로 뒤로 보이는, 전날 올랐던 용문산 정상인 가섭봉보다 만족감이 높다.

11월 중순의 산 정상 임에도 바람 한점 없는 따사로운 햇살이 올라올 때의 피로감을 말끔히 씻어준다.

여기서 헬기장을 바라보니 까마득한데 그만큼 온 거리에 대해 뿌듯함이 느껴진다.

백운봉에는 전망 데크가 두 개 있는데, 캠핑장소로도 인기가 높다고.


더없이 좋은 날씨와 멋진 경관을 만끽하는 중, 스님 한 분이 올라오셨다. 스틱을 옆에 두고 등산배낭에서 코펠 버너 컵라면 보온병 사과 다용도 나이프를 꺼내신다. 게다가 김밥까지.

가히 전문 등반인 수준의 준비물.

짬이 날 때 운동삼아 소일하는 수준이 아니다.


좀더 머물고 싶은 아쉬움을 뒤로 하고 후식을 드시는 스님에게 먼저 내려가겠다고 인사하니 본인은 5시까지 귀사(歸寺)하면 된단다.


헬기장에 도착하여 뿌듯한 마음으로 백운봉을 바라보며 잠시 휴식을 취한 후 내려오는데.. '어~ @ㅁ@~' 백운봉에서 인사를 나눈 스님이 맞은 편 밑에서 올라오는 게 아닌가. '아니..축지법을 쓰시나.. 우리가 먼저 내려왔는데 어떻게 맞은 편에서...'

그런데, 이 만남이 우리의 하산길을 꼬이게 만들 줄이야.


스님과 몇 마디 나눈 후 하산하는데, 우리가 올라올 때 그 길이 아니다. 내려갈 때 기분좋을 거로 기대했던 호젓한 능선길이 아닌 짜증나는 너덜길로 이어지는 계곡으로 접어들었다.

예정에 없던 고생을 해가며 어찌어찌 출발점으로 돌아오긴 했다만, 스님을 만났던 그 지점이 분기점이었는데 스님과 인사를 나누느라 갈림길에서 길을 잘못 들었던 듯하다.


그렇더라도 전체적으로 가섭봉보다 만족도가 높은 백운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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