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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하 Jun 11. 2024

친구들과 함께 한 50주년 홋카이도

수박 겉핧기 삿포로, 경건한 마무리

아침 소운쿄에셔 출발할때 기온이 떨어지며 살짝 비가 내리나 싶던 날씨가 오타루에선 좀 개이는 듯하더니 삿포로에 접어들며 강한 찬바람과 함께 비가 내리는 듯 마는 듯하다.

날씨 탓인지 시간 탓인지, 아니면, 도로변에 주차한 버스가 신경쓰이는 건지, 가이드의 움직임이 바쁘다.

오도리공원으로 인솔 후 가이드가 그룹별로 호출을 하여 직접 인증샷을 찍어준다. 이런 친절(?)이 이번 만은 아니다.

우리 가이드는 대부분 각 장소에서 그룹별로 인증샷을 직접 찍어주는데, 이게 효율성이 있다.


인증샷을 찍을 때 가장 신경쓰는 건 가급적 내 좌우와 뒷 배경이 깔끔하길 바라지만, 방문객이 많을 경우 그게 쉽지 않다. 계속 주변 사람들이 이쪽저쪽에서 끼어들기에 끼어든 사람들이 빠질 때까지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거나 아예 깔끔한 배경을 포기해야 한다.

패키지여행 단체가 일시에 몰리 이런 현상이 더 심해지고, 그러다보니 인증샷에 소요되는 시간이 그만큼 길어진다.


우리 가이드는 여기에 착안한 듯하다.

전체를 대기시킨 후 인증샷을 담을 배경에 그룹별로 호출하여 직접 사진을 찍어줌으로써 타 패키지 그룹이 동시에 몰리지 않는 한, 깔끔한 배경을 담으면서 시간까지 절약하는 효과를 얻는다.

이렇게 사려깊은 가이드의 리드로 삿포로TV타워 배경을 깔끔하게 담은 오드리공원 우리 인증샷.

이걸로 삿포로 관광 사실상 끝.  ㅜ.ㅠ

삿포로 여행가이드에 나오는 삿포로시계탑 못보고, 홋카이도대학 정문 근처지 못한, 그냥 삿포로 갔었다는 수박 겉핥기.


덤으로 하나 얻은 건, 누구나 젊은 시절 한번쯤 들어봤을 영어 문구 "Boys, Be ambitious."가 미국의 화학 식물학 동물학 농학 교수인 윌리엄 스미스 클라크가 일본정부 초청으로 홋카이도 대학의 전신인 삿포로농학교 초대 총장으로 와서 한 말이었다는 것.


마지막 저녁은 모두가 기대하던 무제한 대게뷔페.

대게와 스시를 마음껏 무제한으로 먹을 수 있다지만 정확히 옳은 표현은 아니다. 제한시한 1시간이니 무제한은 아니지만, 일반인의 식사량으로는 먹을만큼 먹는 데 별 지장은 없다.

단, 게 껍질을 깨고 속살을 탐스럽게 뽑아내는 노하우가 없으면 껍질 깨는데 시간이 소비될 수도 있다.


마지막 날이니만큼 우리만의 고별회식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여 식사후 시내 중심가로 나섰다. 일단 당구장을 하나 찾긴 했는데, 모두 포켓볼 테이블만 있다. 이것도 의아스럽다. 얘네들은 3구 4구는 안 치나..  놀거리가 없어 바로 마실거리를 찾는다.


지난 이틀간은 워낙 주변에 아무 것도 없는 산골 숙박을 하느라 유흥(?)을 즐길 환경조차 주어지지 않았기에 삿포로의 밤은 우리에게 처음이자 마지막 낭만의 기회라고 마음이 들떴었... ... 는데...


그 꿈은 우리가 찾은 이자까야에서 여지없이 풍비박산나고 만다.

일본은 여전히 식당이 흡연천국 임을 몰랐던 거다. 이미 오랜기간 주점 금연에 길들여진 우리 몸에게 사방에서 짙게 뿜어져 나오는 담배연기와 냄새는 감당하기 너무 힘든 고통이었다.


결국 glory한 우리의 선택.

편의점에 들러 호텔방에서 경건한 마무리를 했다.



▶ 아.. 못다한 이야기 하나


여행중 [十勝] 이라는 단어를 많이 봤다.

요거 진짜 맛이 궁금했다.

마트 주류매대에서 처음 봤을 땐 주류 브랜드인 줄 알았다. 이후 도로 안내표지판에서도 자주 보면서 지명인 듯해 유래가 궁금했다.

한자를 보고 '고대 일본에서 누군가 이 지역 전투에서 승전보를 계속 울렸나? 열 번을 싸워 전승을 했나?' 지극히 단순한 유추를 해봤는데, 그게 아니다.


원래 홋카이도에는 아이누族족이 살고 있었고, 일본 무사들이 점령 후 지명 표기를 위해 아이누語 지명과 가장 발음이 근접한 훈독 한자로 표기했단다.

그런 방식으로 이 지역의 지명 [도카치]를 '도'와 '카치'로 분리하여 훈독 [と]인 한자 '十' 과 훈독 [かつ]인 한자 '勝' 을 결합한 한자 지명 [十勝]이 된 거다.



▣ TIP ☞


마지막 날 치토세공항 가는 길에 들른 [JTC 홋카이도 면세점].

지인의 부탁으로 1개 ¥990에 구매한 제품이 치토세공항 면세점에서는 ¥1,260이다. 조니워커 블루 가격도 아시아나 기내면세 가격표와 비교하니 4만 원 이상 저렴하다.


'그 면세점 가격이 엄청 착한 곳이었네.. 다음에 삿포로 오게 되면 이것저것 사야겠다.'

그.런.데..  삿포로 언제 다시 오게 될까..

봄은 실패했으니 겨울에 다시 와볼까...?


JTC 면세점에서 본 이 일본술. 뭔데 이리 비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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