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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unfa Sep 07. 2022

좋은 정보는 책에 갇혀 있다.

디자인 프로젝트의 정답은 내 안에 없다. 물론 핀터레스트에도…

정말 부끄럽지만 20대 후반에 아이를 낳기 전까지도 책을 가까이하지 않는 나였다. 글은 SNS에 자주 썼지만 너무 모호하게 써서 몇 달 뒤에 읽으면 글을 쓴 나 조차도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알아차리기 어려웠다.


개인적인 위기를 극복하고 싶어서 지푸라기 잡듯 눈에 보이는 책을 잡히는 대로 읽었다. 혼자서 읽으면 지속가능성이 떨어질까 불안해서 독서 토론 모임과 독서 인증 모임을 동시에 참여했다. 책을 들고 다니느라 백팩을  매고 다녔고 가방이 너무 무거운 날은 전자책이라도 읽었다. 읽은  그냥 흘려보내기 싫어서 노션에 독서 노트를 만들고 블로그와 유튜브에 글을 남겼다. 그렇게   해를 보내니 사람들이 하는 말이  쉽게 이해됐고, 나도 조금  조리 있게 말하게 되었다. 재밌게 말하고 쓰는 것과는 가까워지지 못했지만상대의 이야기에 리액션하는 것으로 대화의 즐거움을 높이는 것으로 보완하고 있다.


활자를 읽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줄다 보니 새로운 것이나 모르는 것을 배우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줄었다. 디자이너는 다른 직종보다 더 다양한 정보를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문제 정의와 해결의 방향을 명확하게 잡을 수 있다. 내게 답이 없다는 열린 자세도 배움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야 가질 수 있다.


나는 프로젝트가 시작되면 열린 자세로 팔을 걷어 올리고 도서관에 간다. 인간의 근원적인 욕구나 행태, 역사가 깊은 어떤 분야, 혹은 열광하는 팬이 많은 대상이라면 누군가는 그에 대해 책을 썼다. 아무리 정보화 시대고 ai가 발전했다 해도 그 책에 담긴 정보가 모두 디지털화되지 않았다. 그리고 디지털 정보는 조각조각 흩어졌기 때문에 원하는 깊이의 정보를 얻으려면 시간을 많이 허비하게 된다. 대부분의 책은 한 주제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정보이기 때문에 새로운 정보를 얻는 지름길이나 다름없다. 단지 우리가 디지털 정보만큼 접근할 수 없어 “갇혀 있다.”라고 표현했다.


프로젝트의 방향이 정해지고, 디자인이 구체화되면 그 후에는 실제로 구현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 온라인의 시각자료를 찾는 것이 도움이 된다. 요즘은 도서관 상호대차 서비스나 중고책을 구할 수 있는 방법이 다양해졌기 때문에 내가 뛰어드는 만큼 깊이 있는 정보를 팔 수 있다. 우리의 앞을 가로막는 건 두려움뿐이다. 글씨를 읽는 것보다 복잡하고 정교한 일들도 수월하게 해내는 데 한글로 써진 글에 너무 겁먹지 않았으면 좋겠다.



요즘 내가 즐겨보는 유튜버들이 하나같이 독서와 글쓰기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어 기쁘다. 그 두 가지가 주는 힘을 여러 면에서 실감하고 있는 시기라 더 반갑다. 거인의 어깨에 가장 쉽게 올라설 수 있는 방법을 온 마음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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