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처럼 난 정말 어렸을 적 저런 생각을 했었다.
내가 깨끗한 수돗물을 콸콸 틀어놓으면
다른 집의 더러운 물들과 어찌되었든 섞일텐데,
그럼 결국에 강물로 흘러들어가는 물은 좀 더 깨끗해져서
물고기들이 한마리라도 더 살 수 있지 않을까?
대한민국의 수질은 나로 인해 개선될 수 있지 않을까?
지금 생각하면 우습고 정말 어린아이의 순수한 생각이다.
그리고 설령 내가 흘려보내는 물이 다른 집의 물과 합쳐져서
강물로 흘러들어간다 하더라도,
내가 흘려보내는 물은 너무나도 작은 양이라
티끌만큼도 영향을 주지 못하는 양이겠지.
하지만 다 커서 가끔 양치질을 하면서 무심고 수도꼭지를 틀어놓으며 생각이 잠긴다.
와이프가 옆에서 보면 등짝을 맞을 일이지만, 뭐 가아끔 멍때리면 이럴때도 있다.
순수했던 어린시절은 수질개선을 샹각하며 수돗물을 흘려보내고 있었지만
어른이 되어서 보는 지금은 저 수돗물이 내 인생에서 흘러가는 시간같이 느껴진다.
무수한 나의 시간처럼 수돗물은 쏟아지지만 쏟아지지만,
정작 내 몸을 씻기 위해 나에게 닿는 수돗물은 극히 일부분이다.
대부분의 수돗물은 내 손끝에도 닿아보지 못하고 그대로 흘러내려간다.
시간도 그렇지 않나.
하루에도 무수한 시간이 이렇게 흘러가고 있는데,
정작 나에게 닿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
이미 하수구로 흘러 내려가버린 시간들은
다시 담아올 수도 없는데 말이다.
다만 어린시절의 손대지 않았던 수돗물이 강물로 흘러가 좋은 일이 바랐던 것과 반대로
나에게 닿았던 물들이 강물로 흘러가 무언가 좋은 일이 세상에 일어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