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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두가게 사장님 이야기

by 브릭섬

우리 집 앞에는 단골 만두가게가 있다. 만두를 무척 좋아하기에 동네의 만두가게들은 한 번씩은 들러서 사 먹어봤다. 하지만 운이 좋았는지 우리 집 앞 상가에 있는 만두가게가 제일 맛있었고 이 집에서만 사 먹는다. 특히 이곳의 김치만두는 일품이다.


만두가게는 선한 인상의 아주머니 사장님이 운영하신다. 만두 찜통에서 나오는 뿌연 증기로 가게 안이 잘 안 보일 때가 많지만, 찜통의 열기가 가라앉을 때면 또렷하게 사장님이 보이곤 한다. 만두가게 앞은 우리 집 모카의 단골 산책코스 중 하나기 때문에, 지나갈 때마다 우리 강아지도 예뻐해 주신다. 만두를 사러 갈 때면 아주머니는 항상 단무지나 간장 개수를 꼭 물어가며 챙겨주신다. 보통 집에 있는 젓가락으로 먹기 때문에 일회용 젓가락을 챙겨가지 않는 것도 기억하실 정도다.


하지만 한 번씩 의아할 때가 있었다. 아주 가끔 우리 모타도 모른 척하시고 단무지 간장 개수도 안 물어보신다. 일회용 젓가락도 그냥 그대로 담겨 있는 때가 많았다.

사장님 기분 업다운이 심하시나 보다 생각하면서도, 계속 이게 반복되니 묘한 서운함이 느껴졌다. 그런 날에는 묘하게 만두도 덜 맛있게 느껴진다.


어느 날, 문득 가게를 지나가다 똑같이 생긴 사장님이 두 사람이 있다. 그렇다. 사장님은 일란성쌍둥이 자매셨던 것이다. 이제야 수수께끼가 풀렸다. 사장님에게 가서 놀랐다고 하며 물어보니 나를 아는 체 해주시는 분이 사장님이고 다른 한 분은 가끔 오셔서 도와주신단다.


하마터면 오해할 뻔했다. 이제 오해가 풀렸으니 어떤 자매분께 만두를 받더라도 이제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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