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을 앞두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영상이 있는데 바로 영화 레미제라블의 등장인물들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OST를 부른 영상이다.
어제 우연히 그 영상이 떠올라 유튜브에 검색했다. 어느 순간부터 그 영상이 유튜브에서 사라져서 우울했는데 다시 올라와있는 걸 보곤 이내 반가워 영상을 켜고 노래를 들었다. 늘 그렇듯, 음향 소리를 가장 높이 키우고 마음껏 상상하며.
영상을 다 보고 나서, 나는 영상을 몇 십 번이고 더 돌려봤다. 음악만 따로 틀어놓고 또 몇 시간 내내 노래를 들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그래 이거지”
인생이 침울해지는 순간에. 그러니까 마땅히 살아내야 하는 것이 너무 버거운 순간에, 그래서 눈앞에 온통 잿빛이 되어버리는 순간에, 이렇게 음악을 들으면, 노래를 부르면 내 세상은 다시 색깔이 차오른다. 이렇게 행복의 역치가 고작 노래를 부르는 것, 글을 쓰는 것, 그러니까 내가 벅차게 사랑하는 일을 할 때라 감사하다. 나는 여전히, 순수하게 이 일이 너무 좋다.
부끄러운 말이지만 예술대에 들어왔을 때, 연극학과에 입학했을 때, 그렇게도 원한 학교였지만 이 학교를 졸업하고 예술을 하며 이 일로 밥 벌어먹겠다는 생각이 전혀 없었다. 그러나 얼마 전에 나는 교수님께 상담을 요청하며 이렇게 말했다.
“교수님, 저 이 일로 밥 벌어먹고 살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어요”
무모한 확신과 무모한 꿈은, 사람을 무모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자꾸만 나아가게 만들었고 살아가게 만들었다. 나는 그렇게 내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또렷하게 볼 수 있었다.
내년 여름에 졸업을 한다. 막학기를 앞두고 부단히 ‘연극영화과’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은 사실 미련이었다. 떠나기 싫다는 마음 반, 더 배우고 싶다는 마음 반. 그리고 이 미련은 이제 내가 더 나아가야 할 이유를 알려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