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에 대해 한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화장품 산업의 기반이다.
제조 전문 기업이 제형개발과 생산을 담당하고, 브랜드는 기획과 마케팅에 집중한다.
이 시스템은 초기 자본이 적은 창업가에게 기회를 열어주었고, 시장에는 매년 수천개의
인디 브랜드가 등장한다.
그러나 대부분 브랜드는 3년을 넘기지 못하고 사라진다.
왜일까?
OEM은 제품을 만들어 줄 수는 있지만, '브랜드'를 만들어주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OEM은 미백 가능성, 주름 개선 기능성, 저자극 테스트 완료, 비건 인증, 특허기술 등
증명 가능한 요소를 제공한다.
하지만 소비자가 반복 구매를 결정하는 이유는
성분표보다 더 깊은 곳에 있다.
그것은 브랜드 세계관이다.
한 자연주의 콘셉트의 스킨케어 브랜드는 시장에 등장할 당시
이미 수십개의 유사 브랜드와 경쟁해야 했다.
병은 갈색유리, 전성분은 식물 유래, 저자극 테스트완료
표면적으로는 차별점이 없었다.
하지만 이 브랜드는 자신들의 철학을 '제품설명'이 아닌 '이야기'로 풀어냈다.
원료를 선택한 이유
생산지역과 협업 농가의 이야기
창업자가 피부 트러블로 고통받았던 개인적 경험
상세페이지는 마치 한편의 에세이 같았다.
고객은 제품을 구매한 것이 아니라, 브랜드에 서사에 참여했다.
그 결과 이 브랜드는 단순한 화장품이 아니라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확장되었다.
향, 공간, 굿즈, 콘텐츠로 이어지는 세계관을 구축했고, 가격경쟁에서 벗어났다.
OEM은 제형을 만들지만,
브랜드의 신념은 창업자만이 만들 수 있다.
타깃에 대한 집요한 통찰
요즘 화장품 시장의 가장 큰 변화는 세분화다.
과거에는 20대 여성용, 건성피부용 정도의 구분이었다면,
이제는 '마스크 착용으로 인한 접촉성 트러블 피부' ' 야근이 잦은 30대 직장인의 탄력저하피부'
'사춘기 초등고학년 남학생피부'까지 세밀해졌다.
OEM은 트렌드 보고서를 제공할 수 있다.
하지만 소비자의 감정까지 이해시켜주지는 않는다.
한 더마 코스메틱 브랜드는 '민감성 피부'를 타깃으로 시작했다.
그러나 이미 수많은 저자극 브랜드가 존재했다.
질문을 바꿨다.
"민감성 피부는 언제 가장 불안해지는가?"
답은 "피부가 뒤집힌 직후"였다.
이 브랜드는 트러블이 발생한 72시간 집중 관리 라인을 기획했다.
단순히 진정성분을 강조한 것이 아니라 피부가 예민해진 심리 상태까지
케어하는 메시지를 담았다.
"괜찮아요. 피부는 다시 회복됩니다."
"지금은 과하게 바르지 않아도 됩니다"
그 결과 이브랜드는 '저자극 화장품'이 아닌 '피부 응급처치 브랜드'로
고객의 뇌에 각인되었다.
OEM은 제형 안정성 테스트를 해주었지만,
고객의 불안함 밤을 이해한 것은 브랜드였다.
장기 전략과 브랜드 스토리텔링
출판 시장과 화장품 시장은 놀랍도록 닮아 있다.
비슷한 제목의 책이 넘쳐나듯, 비슷한 콘셉트의 화장품도 넘쳐난다.
차이를 만드는 것은 결국 '이야기를 얼마나 오 가져갈 수 있는가'다.
한 색조 브랜드는 트렌드 컬러를 빠르게 출시하는 전략 대신, 3년간 단 하나의 베스트컬러에
집중했다. 매 시즌 한정판 패키지를 출시하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들은 광고 문구 대신 짧은 문장을 남겼다.
"당신의 오늘을 닮은 색."
이 문장은 감정을 건드렸다.
이 브랜드는 빠른 SKU 확장이 아닌, 스토리의 확장을 선택했다.
그 결과 충성 고객이 형성되었고, 재구매율이 업계 평균보다 높게 유지되었다.
OEM은 신제품을 빠르게 만들어줄 수 있지만
브랜드의 스토리를 대신 만들어주지는 못한다.
현재 출판 시장에서는 단순 정보 나열형 책보다 경험기반 에세이형 실용서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성과 개인적 서사가 결합된 글이 독자의 선택을 받는다.
화장품도 마찬가지다. 단순 기능성 성분 나열은 설득력이 없다.
소비자는 그 브랜드를 사야할 이유를 묻는다.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정리한다.
OEM이 대신해주지 못하는 것 3가지
1.브랜드의 철학과 세계관
2.타깃에 대한 감정적 통찰
3. 장기적 서사와 전략
제품은 모방할 수 있지만
철학은 복제 되지 않는다.
공장은 성분을 제조해서 만들어주지만
사람의 마음은 브랜드가 사로잡아야한다.
화장품연구원보다 심리학자가 고객의 마음을 더 많이 알수있다.
살아남는 브랜드는
제품을 잘 만드는 곳이 아니라
자신만의 이유를 끝까지 일관성있게 지키는 브랜드다.
그리고 우리브랜드여야만 하는 이유를 말할 수 있어야만
시장이라는 전쟁터에서 오래 살아남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