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따가 Mar 22. 2020

유튜브 중독에서 벗어나기

마음만 먹어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어제 주말을 맞아 8시간, 오늘도 8시간. 음원 스트리밍 듣는 시간을 고려한다고 해도 지나치게 많다. 하지만 나에게도 계획이 다 있었다. 매주 금요일 퇴근 시간은 기대로 충만하다. '회사에 쏟지 않는 온전한 내 시간을 갖는다'는 기대는 조금은 퇴사와 같은 경험이다. 물론 이번 주는 수고했으니 금요일 저녁 정도는 유튜브를 보면서 여유를 즐겨버린다.


평화로운 토요일 오전도 놓칠 수가 없다. 하루는 오후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해버린다면 오후는 오전의 연장이 되어버리고, 이제 토요일은 돌이킬 수 없다. 일요일은 월요일을 준비해야 하니 마음이 무겁다. 반복되는 주말의 모습이다. 꼭 보고 싶은 영상만 본다던가 혼자 밥 먹기 적적하 니 밥 먹을 동안에만 본다던가 하는, 정말로 잠깐 보는 일은 없다. 이번 것만 보고 그만 봐야지. 12시까지만 봐야지, 1시까지만 봐야지 하는 마음은 수백 번 수천번 먹는다.


결코 이러려고 태블릿을 산 게 아니었다.



'마음만 먹으면 다 할 수 있어'라는 말만큼 믿음이 안 가는 말도 없다. 자기 계발서에 자주 봤던 말이고, 마음먹는 것 만으로 삶이 나아졌다면 지금 세상이 이렇지는 않을 거다. 우주의 기운이 돕는다는 말과 뭐가 다를까. 마음은 물론 중요하다. 마음이 정말로 절실하다면 행동까지 이어지지 않을 리 없지만. 정말 절실한 사람은 그저 할 뿐 따로 마음을 먹지는 않는다. 실천하기 어려우니 우리는 다짐을 하고 또 마음을 먹는다. 우리는 벌써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 다만 어떻게 실천할 수 있고, 어떻게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다.



내안의 약함을 인정하기


하루가 24시간이고 난 7시간은 잠을 푹 자야 깨어있을 때도 원하는 만큼의 퍼포먼스를 낼 수 있다. 밥 먹는 시간 3시간, 일하는 시간 8시간을 제외하면 하고 싶은 일, 해야 할 일을 할 수 있는 시간은 하루 6시간도 갖기 힘들다. 유튜브를 보는 시간은 그 소중한 6시간 안에 있다. 10분만 더, 5분만 더 보다가 소중한 6시간에서 1시간이 지나가고 2시간이 지나가 버린다.


시간적으로만 한계가 있는 것이 아니다. 나는 도파민에 지배당하는 평범한 영장류일 뿐이다. 나의 에너지 수준이 어느 정도 되고, 내가 의지를 가지면 어디까지 밀어붙일 수 있는지 알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마음만 먹어서는 아무것도 못한다고 인정하는 것은 스스로의 약함을 인정하는 일이다. 스스로의 약함을 인정하는 데에는 용기가 필요하다. 쉬운 일처럼 보일 수 있지만, 나의 약함을 인정한다는 일이 나의 가능성을 포기하는 일로 느껴져 힘들기도 하다. 하지만 나의 약함을 인정하고서야 비로소 더 잘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고 믿는다.


유튜브의 숨겨진 기능



작은 실천


유튜브를 적게 보기 위해서는 나 스스로를 통제하는 방법이 있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유튜브 중독에서 벗어나는 법은 내가 무얼 하고 있는지 아는 것에서부터 시작될 거다. 그리고 조금만 찾아보면 의외로 가까운 곳에 괜찮은 방법들이 있다. 유튜브에도 '시청 시간 중단 알림' 기능과 '다음 동영상 자동 재생' 기능이 있다. 나는 20분마다 중단 알림을 받기로 했고, 자동재생은 꺼버렸다. 이 기능을 알고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작은 실천이지만 불완전한 우리에게 그런 작은 도움도 정말 '할 수 있게' 해주는 촉매제가 되어줄 거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