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소성의 시대

대체 불가능한 ‘나’를 만드는 것

by 유온의 숲





사회는 오랫동안 견고한 틀과 질서를 중요시해 왔다.

암묵적인 룰과 질서라는 이름의 울타리는

우리에게 정서적 안락함을 주었고,

적당한 통제는 시스템을 가동하는

거대한 톱니바퀴처럼 작동했다.


그 안에서 학습된 인간은

정해진 틀을 벗어나지 않고도 생존할 수 있다는

안도감을 체득했다.


그렇게 우리는 자유의 일부를 지불하고,

평범한 삶이라는 평온을 샀다.


과거가 거대한 '관(官)'의 질서에 순응하는

수직적 체제였다면,

이제는 그 경계가 미세하게 사라지고 있다.


그렇게 각자의 본질을 드러내고

타인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시대가 오고 있는 것이다.


미세한 경계의 균열은

견고했던 사회의 기준들을 보이지 않게 무너뜨리며,

우리의 삶에 침투해 거대한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접점에서 살아가고 있었지만,

이제는 그 선명하던 경계마저 사라지고

인공지능이라는 기술이 '전문성'의 벽을 허물고 있다.


여전히 사회에는 틀과 규율이 존재하지만,

그 이면을 채우는 방식은 분명히 변화하고 있다.

덕분에 그 역풍 안에서 피어나는 대체 불가능한

‘희소성의 시대’가 오고 있음을 나는 보았다.


개인의 희소가치,

그것은 선택의 영역일까 혹은 순응의 영역일까?


분명한 것은 우리가 거부한다고 해서

거부할 수 있는 세상은 아니라는 것이다.


여전히 거대한 흐름 안에서

적당한 통제는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는 이 변화의 물결에 올라타고 있다.


요즘 나는 ‘디자이너의 종말’이라는 말을 심심치 않게 듣는다.

전문성을 가진 영역이 인공지능에 곧 대체될 것이라는 기사들이 쏟아지고,

그 외의 모든 직업군 또한 실제로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AI는 숙련된 인재의 효율을 압도하며

기초의 영역을 빠르게 잠식했다.


전문성이 보편화되어

이제는 내가 접하지 못했던 영역의 정보를

손쉽게 얻어낼 수 있다.


그 흐름 속에서 나 또한 선택의 갈림길 위에 서 있고,

이 변화를 매일같이 체감하고 있다.


학자들은 말한다.

이럴 때일수록 인공지능이 주는 공포에 매몰될 것이 아니라,

인간으로서 ‘어떻게 나아가야 할 것인가’를 각자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나 또한 그런 고민에서 한동안 벗어나지 못했다.

물론 지금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창작자로서 새로운 세상에 스며들어

몸으로 체득한 확실한 한 가지 사실은,

직업의 종말이라는 공포에 빠지기 이전에

내가 가진 '나만의 영역'을 더 깊이 이해하고

견고한 색으로 이끌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타인이 설계한 규칙을 부수는 수고로움보다,

내가 정한 틀을 새로이 구축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은 곧 자신을 알리는 '자기 PR'을 넘어,

대체 불가능한 나만의 고유 브랜드를 만드는 일이기 때문이다.


'셀프 브랜딩', 자신만의 희소성을 찾는 일.


인간은 누구나 자신만의 색과 결을 지니고 있다.

그것은 결코 타인이 흉내 낼 수 없는 영역이다.


그리고 그것은 자기 자신을 가장 깊이 탐구해야만 드러난다.


그런데 여전히 우리는 수많은 관계 속에서

자신을 끊임없이 맞추며 살아간다.

그럴수록 본연의 자아와 괴리되기도 한다.


물론 지난 시간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나'가 존재하겠지만,

익숙함에 길들여진 것들이 오히려

진짜 내 모습을 희미하게 만들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때로는 익숙했던 관계 밖으로 나와

스스로를 깊게 탐구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아직은 가공되지 않은 원석 같은 '자아'.

그것이야말로 새로운 시대에 대체될 수 없는 최고의 콘텐츠이자,

각자의 고유한 자산이 될 수 있다.


여기에 인공지능이라는 도구를 영리하게 쓴다면

더할 나위 없이 단단한 브랜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여전히 계속되는 AI 기업들의 공포 마케팅.

결국 이 또한 그들의 정교한 비즈니스 전략 중 하나일지 모른다.


하지만 상황과 본질을 이해하고 AI를 사용한다면,

나를 위협하는 적이 아니라

오히려 나를 증명해 줄 가장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일은 결국

인간만이 선점할 수 있는 고유한 영역이다.


나 또한 누군가의 도구나 시스템의 일부에 불과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제는 나만을 위한 도구를 찾아 나서며,

스스로를 창조할 수 있는 셀프 브랜딩을 위해

끊임없이 자신을 탐구하고 있다.


나만이 가진 희소성을 발견해 가는 과정 덕분에

잃어버린 자존감을 세우는 단단한 시간이 되었고,

타인의 기준에 나를 맞추지 않아도

내 색깔 그 자체로 충분히 소중하다는 것 또한 깨닫게 되었다.


이렇게 자신만의 희소성을 찾는 이들이 늘어날수록,

과거 수직적 관계 속에서 색을 지우며 살던 시간은 사라지고

스스로 세운 가치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각자의 개성을 숨기기보다 드러내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타인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주체적으로 사는 '비견(比肩)'의 기운과

서로의 가치를 경쟁하며 확장하는 '겁재(劫財)'의 역동성이

합쳐진 시대로 교체되고 있다.


이 거대한 변화는,

자신만의 색을 움츠리며 살아왔던 누군가에겐

꼭 필요한 시간일지도 모른다.


인간에게는 본연의 숭고함이 있다.

학습된 데이터로는 결코 재현할 수 없는,

살아 있는 생명만이 가진 밀도와 깊이다.


그렇기에 기술이 주는 공포 앞에 멈춰 서지 않고,

이 시대를 배우며 함께 나아가는 힘. 그것이야말로

오직 인간만이 해낼 수 있는

진정한 소명이자 가치라고 생각한다.




유온의 숲 스물두 번째 이야기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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