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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교진 Jul 25. 2018

뮤지컬 음악감독 김길려의 음악인생과 믿음의 길

명성황후', '맘마미아' 등 유명 뮤지컬 음악감독의 순종과 기도

'명성황후', '맘마미아', '러브레터', '마마, 돈 크라이' 등 수많은 유명 뮤지컬에는 김길려 음악감독의 감성이 녹아 있다. 김길려 감독은 음대 재학 시절, 독일 유학을 계획하고 아르바이트로 학비를 마련해 독일에 갔다가 가난 때문에 공부를 마치지 못하고 돌아온 아픔이 있다. 하지만 이후 생각지 못한 뮤지컬의 세계로 인도하신 하나님께 순종하며 새로운 음악 인생의 기쁨과 열매를 맞이했다. 김 감독은 작곡, 편곡, 지휘, 피아노 연주가 모두 가능한 달란트를 받았다. 여러 뮤지컬 작품의 창작에 몰입하면서 아동 및 청소년 예술 지원 작품과 교육 활동에도 매진하고 있다. 김 감독의 음악인생과 신앙을 들어본다.




김길려 감독님을 소개해 주세요. 작곡을 전공하신 뒤 어떻게 뮤지컬 음악감독의 길을 걷게 되었나요?

우연한 기회에 학교 선후배들 추천으로 '오페라의 유령' 초연 배우 오디션의 반주자로 투입되었습니다. 클래식 작곡을 전공하며 피아노를 계속 쳐 왔던 터라 클래식 음악 기반인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연주는 제게 무척 흥미로웠죠. 당시 음악감독님이 오디션에서의 제 연주를 들으시고 뮤지컬 일을 계속해 보자고 제안해 주셨어요. 마침 예술의전당에 올려질 '키스 미 케이트'라는 작품의 메인 피아노 연주자를 찾던 중이었고 제가 그 자리에 들어가게 되었어요. 그 후로 하던 일을 정리하고 아예 뮤지컬 음악에만 집중했습니다. 조감독과 연주자로 출발하여 작곡 전공을 살려 편곡도 하면서 연주와 부 지휘로 현장에서 8년 정도 경험을 쌓았어요. 이후 자연스럽게 음악감독과 작곡가로 활동을 이어갔습니다.

특별한 음악 인생을 살아오며 어려웠던 점과 그 어려움 속에서 만난 하나님의 기억은?

맨 처음 대극장에서 오케스트라를 지휘할 때 하나님의 붙드심을 경험한 적이 있어요. 그 후 음악회 연주나 지휘를 할 때마다 말로 형용할 수 없는 큰 권능의 하나님을 느꼈어요. 음악을 전공하기에는 어려운 가정 형편에, 이른바 ‘라인’이라는 것도 저와는 상관이 없었어요. 단지 음악을 사랑해서 그 길만 생각했죠. 대학입시를 앞두고 새벽에 교회에서 연습하며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한 기억이 나요. 음대에 입학하여 음악 인생을 살게 하신다면 꼭 하나님이 원하시는 음악을 하고 헌신하겠다고 기도했습니다.

경희대 작곡과를 입학했을 때 그저 꿈만 같았죠. 대학생활 내내 즐겁게 공부하며 아르바이트로 딱 1,000만 원을 모아 졸업하자마자 독일로 유학을 떠났어요. 집에서는 학비를 송금할 형편이 아니어서 독일행을 말렸지만 당시에는 음악을 제대로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뿐이었어요. 독일에서 1년을 버티며 후회 없이 공부했는데, 결국 경제적인 여건이 안 되어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첫 번째 순간이 독일에서 한국으로 돌아와야만 했던 그때였어요. 귀국 전날 밤새 울며 기도하던 중에 하나님이 안아주신 기억이 있어요. 추운 겨울이었는데 기도 중에 거짓말처럼 등이 따뜻해지면서, “울지 마라. 걱정하지 마라. 이미 예비해 두었다”는 강한 믿음을 주셨어요. 그리고 귀국한 지 몇 달 후 뮤지컬 반주를 하게 되었고 지금 음악감독으로 작품 활동을 하게 된 것이죠.

김 감독님이 참여한 뮤지컬 작품 중 몇 편을 소개해 주세요.

첫 번째 작품인 '오페라의 유령'은 제게 새로운 음악세계를 볼 수 있게 해 준 뮤지컬이에요. 음악과 극이 만나는 세밀한 소리에 집중하고 극의 흐름에 마음을 담아 연주했을 때 음악이 어떤 힘이 발휘하는지 생생하게 경험했죠. 하나님의 인도하심으로 음악감독으로 정식 데뷔하기 전에 작업한 뮤지컬 작품은 '오페라의 유령'과 더불어 '맘마미아', '미스 사이공' 등이에요. 이런 세계적인 뮤지컬의 외국 스탭과 함께 작업하면서 뮤지컬 음악의 정석을 배울 수 있었죠. 그런 과정은 지금까지 창작한 작품들의 작편곡과 음악감독 일을 하는 데 중요한 경험이 되었습니다.

 

현재 다문화아동과 청소년을 위한 예술 지원과 교육활동으로 섬기고 계신데요. 어떤 계기로 시작했는지, 변화된 부분은 무엇인지 들려주세요.

대학 입학 후 중고등부 교사와 교회 찬양 사역을 계속해 왔어요.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자연스럽게 청소년들은 제 삶의 일부가 되었죠. 이후 독일 유학 시절에 만났고 현재 다문화교육 전공을 하고 있는 박송아 전도사님의 부탁으로 다문화지역아동센터에서 작은 공연을 올리게 되었어요. 아이들 공연의 피날레로 ‘승전가’를 작곡하고 연주해 주었죠. 그 계기로 다문화 배경 청소년들, 보육원과 쉼터 아이들을 계속 만나면서 아이들을 위한 음악을 만들었습니다. 음악을 통해 아이들이 변화되는 모습을 많이 보았어요. 마음을 담아 아이들과 소통하고 음악으로 함께했을 때의 전달력이 얼마나 큰지 체험했어요. 실제로 진로가 바뀌고 인생이 바뀐 아이들도 있었고요.

어느 순간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이 내게 원하시는 삶이 아닐까 생각했어요. 그래서 뮤지컬 교육을 통해 만난 아이들의 눈빛과 마음을 토대로 ‘숲아트’라는 회사를 만들었어요. 어린이들을 위한 창작 뮤지컬 공연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거죠. 숲아트 운영과 뮤지컬 작품 활동을 병행하느라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하나님을 더욱 깊이 만나는 경험이기도 했어요. 이제 더 큰 그림을 그리도록 인도해 주셔서 국내 이주배경청소년과 문화 소외 계층 청소년들에게 예술적 재능을 발견시켜 주고 예술 교육으로 꿈을 키우도록 돕는 ‘우리모두예술학교’의 이사로도 참여하게 되었어요.

앞으로의 계획과 비전은 무엇인가요?

제 계획은 거창하지 않아요. 하나님이 원하시는 뜻대로 순종하려고 합니다. 음악감독으로서 계속 일이 늘어나고 있고 아이들 관련 사역도 많아지는데 제가 뭔가 해내려고 앞서가는 건 무의미하다고 생각해요. 기도하면서 온전히 주님 뜻에 순종하며 따라가는 것이 저의 비전입니다. 지금까지의 길을 돌아보면 주님의 이끄심으로 음악 인생을 살게 되었고, 앞으로의 계획도 주님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확신해요. 그분의 뜻에 따라 제 계획이 완전히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열어놓고 순종의 삶을 기도하고 있어요.




겸손과 순종을 묵상하고 실천하는 사람일수록 주님이 더 많은 일에 사용하고 선한 영향력의 도구로 세우신다는 것을 김길려 감독의 음악인생에서 보게 된다. 김길려 감독은 21일 오후 3시와 8시 ‘아트스페이스 담다’에서 다문화청소년밴드 '아토유닛'을 후원하기 위해 '제1회 김길려밴드 미니콘서트'를 연다. 또한 8월 9일부터 11일까지 홍천 해밀학교에서 열리는 '우리별청소년캠프'에 참가한 다문화청소년들과 함께 창작 뮤지컬을 제작하고 공연한다.

_글 황교진 / 가스펠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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