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알아가는 과정
사회에 나온 지 8년째. 처음에는 집이 아닌 곳에서 하루(최소) 9시간씩 가족도 아닌 사람들과 매일 부대낀다는 컨셉 자체가 버거웠고, 적응되고 나서도 회사 이외의 삶을 가질 마음의 여유는 없었다.
그러던 중 재작년 이직이라는 삶의 변화가 있었다. 새로운 회사에 적응하고 나니 문득 내 나이가 새삼스러운 기분이었다. 회사 경력 말고는 내 지난 8년을 설명할 길이 없었다. 취미가 뭐냐고 하는 질문에 내어놓는 답마저 스스로에게 솔직하지 못한 기분이 들게 했다. 여름학기도 빼놓지 않고 새로운 것을 배우는 대학생이었던 내가, 이제는 회색 회사에 회색 옷을 입고 출근하는 무채색 인간이 되어버린 것 같았다.
위로, 또 아래로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는 직장이라는 울타리. 덕분에 타인에 대한 관찰력은 덤으로 개발되지만 나 자신을 돌보는 능력은 연말 평가지표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다. 스스로 노력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조직 내 소통을 부르짖는 회사, 가족 간 유대관계를 강조하는 사회. 그렇다면 현대인은 스스로와 얼마나 대화하고 있을까.
요즘에는 다양한 분야의 원데이 클래스가 많아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데 부담이 없다. 가장 흔하게 접근할 수 있는 것이 플라워클래스, 가죽공예, 캘리그래피 등이다. 노트폴리오 아카데미나 디노마드 스쿨 등의 커리큘럼을 참고하기도 한다. 아직 배워서 어디에 쓸지 구체적인 목표가 있지는 않다. 그저 관심 가는 것에 한걸음 다가가서 들여다보는 정도의 수준으로 접근하고 있을 뿐. 그렇게 나에 대해서 알아가는 과정을 열심히 즐기는 직장인이 되어가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