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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사시오 Dec 01. 2019

엉뚱한 100세 노인에게 배우는 교훈

할아버지가 창문을 넘어 도망친 이유를 찾아라


https://www.artinsight.co.kr/news/view.php?no=45012


연극의 원작이 되는 책 <창문을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품이다. 2009년 출간 이후 전 세계 35개국에서 천만 부 이상 판매량을 올렸고 영화로 실사화됐으며, 그에 대한 후속편도 나오는 등 아직도 굉장히 인기를 누리고 있다.

     

나 또한 1년 전에 동명의 영화를 감상하고 해당 작품까지 읽은 적이 있다. 코미디로 시작하는 도입부와 달리 주인공 ‘알란’의 과거 회상이 시작하면서 범세계적인 소설로 나아간다. 주인공 알란의 코믹함은 잃지 않으면서 작품의 배경이 되는 스웨덴을 비롯해 미국, 중국, 이란, 인도네시아, 프랑스, 북한까지의 굵직한 세계사를 함께한다. 분명한 역사 속에 엉뚱하지만 자신만의 철학이 있는 알란이 침투하면서 예기치 못한 역사를 낳는다. 스탈린과의 저녁식사에서 아슬아슬한 대화를 이어나가다 결국 블라디보스톡 감옥에 투옥되거나, 세기의 발명왕 아인슈타인과도 막역한 관계를 유지하는 등, 실재하진 않지만 ‘실제 벌어졌을 법한’ 이야기들을 펼쳐낸다.  

     

해당 작품의 가장 흥미로운 지점은 바로 주인공 알란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보편의 관념을 벗어난 괴짜이지만 그 안에는 자신만의 철학이 있다. 무엇보다 우리가 알란에게 열광하고 흐뭇하게 바라보게 되는 지점은 시련에 대처하는 알란의 태도에서 기인한 게 아닐까 생각된다. 알란에게 닥친 시련과 암담한 현실은 평균의 허용치를 벗어났지만, 알란이기에 그 모든 것을 가볍게 지나쳐간다. 그리고 그런 알란의 시련 속에서 우리가 흥미를 느끼는 이유는 보편적 클리셰 ‘캔디형’ 캐릭터를 사용하는 것이 아닌 엉뚱한 회복 탄력성을 지닌 인물을 그려내기 때문이다. 확고한 신념의 외골수의 삶, 환경과 사람에 굴하지 않는 성격, 그런데도 자신의 신념을 남에게 강요하지 않는 알란의 모습에 독자는 매료되고 그의 서사에 집중한다.

     

     

미국, 중국, 이란, 인도네시아, 프랑스, 북한 등 세계사를 다루면서 약 500장 정도의 분량의 소설 원안을 두고 연극으로 펼쳐질 예정이다. 지난해 연극열전7 두 번째 작품으로 국내 초연 무대를 선보이며 관객과 평단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기에 올해 또한 그 열기를 재구성할 것으로 예상한다.

     

해당 연극의 특징이라면 쉴 새 없는 ‘캐릭터 저글링’이라 할 수 있다. 원작이 세계 각국을 넘나들고 수많은 등장인물이 출연하는 것을 연극은 배우가 1인 多 역의 기능을 수행함으로써 극복한다. 그렇기에 해당 극의 주인공 알란은 다양한 배우가 담당하며, 조금씩 다른 결의 알란들을 만나볼 수 있다. 첫 도입부인 요양원을 벗어나는 ‘100세 알란’역을 시작으로 ‘알란1’에서 ‘알란4’까지 총 5명의 다른 알란을 만나 볼 수 있으며 이 거대한 서사는 인터미션을 포함해 150분의 공연으로 펼쳐질 예정이다.  



SYNOPSIS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의 예측불허 모험담!
100번째 생일, 지루함에서 벗어나기 위해 양로원 창문을 넘은 노인, 알란! 
남다른 배짱과 폭탄 제조 기술로 20세기 역사를 뒤바꿔놓은 그가 
이번엔 갱단의 돈가방을 훔쳤다. 
시한폭탄 같은 그의 여정에 알란 만큼이나 황당한 무리들이 합류하고 
이제 경찰까지 그들을 뒤쫓는데…
스페인, 미국, 중국, 이란, 러시아, 그리고 북한까지, 
세계를 종횡무진한 100년의 모험! 
본의 아니게, 지난 20세기 역사적 사건을 좌지우지했던 ‘알란’. 
시한폭탄보다 위험하지만 언제나 유머와 침착함을 잃지 않는
 100세 노인의 예측불허 모험담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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