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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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후회할 것을 알아도, 하고야 마는 일이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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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미련과 후회로 남겨야 하는 일이구나,라는 생각이 들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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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테면, 아주 아끼던 피규어나 잡동사니 같은 것을 아낀다는 이유만으로 더 가지고 있을 수 없다는 것을 알아채서 버리는 일 같은 것. 집이 엉망진창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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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아끼던 것인 만큼, 버리는 때에도 아주 많은 고민을 했을 것이다. 집을 정리하려면 없는 게 맞는데, 나는 이걸 정말 좋아해. 사라지고 나면 매번 괜히 그것까지 버렸나, 내가 너무 섣불리 판단한 건 아닌가. 피규어가 놓여 있던 빈자리를 보면서 수도 없이 많은 미련과 후회를 가지게 될 것이라는 걸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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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내 품을 떠나고 나면 그것과의 이후는 없다. 남는 것은 미련과 후회. 그리고 때로 어떤 것을 다시 품지 않겠다는 학습 정도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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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나는 그렇게까지 매몰차게, 다시 만난 또 다른 무언가를 내치지 못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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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부터 잘못되었던 것인지를 자꾸 곱씹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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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잘못된 것이 없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이렇게 된 것이 아쉬워 안타까워 쓸쓸하여 무엇부터 잘못 끼워져 있었는지. 그리고 처음부터 우리는 이런 운명이었던 것은 아닐까, 가당찮은 운명론을 펼쳐 봤다. 그러면 운명을 탓할 수 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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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을 탓하는 것도, 나를 탓하는 것도 하고 싶지 않아서 마음을 다 담지 못한 채로 인사를 했다. 짧은 인사 후에 바로 후회를 했지만, 나는 무엇 대신에 후회를 남기기로 했다. 다만 그것이 단지 나만의 선택일 것인 게 슬펐다. 그따위로밖에 인사를 하지 못하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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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따위 인사 때문인지 지난밤에 가위에 눌려 선잠을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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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날이 그렇게 밝았다. 꾸물꾸물 잠들려고 노력하다가 꼭두새벽에 귀신같이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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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이랍니다. 뭐, 그렇게 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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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모쪼록 올해는 좀 편안하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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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담지 못한 마음이 쓰는, 그리고 역시 다 담지 못하고 마치는 어떤 짧은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