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한 발을 뻗었을 때, 서늘하게 식은 물이 발을 휘감는 것이 느껴졌다. 그리곤 작은 모래 입자가 발바닥 아래에서 부서지듯 흩어지며 발이 빠져들어갔다. 멀리 사람들이 서 있는 게 보였고 팔을 휘적거려 봤지만, 금세 시야가 수면 아래로 잠겼다. 몸이 깊은 곳으로 빠르게 끌려가고 있는 게 느껴졌다. 물이 주는 압박이 점점 강해지는 사이, 놀란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허우적거린다. 입안에 물이 고여 숨을 막는다. 그렇게 나는 죽었다.
1-2
발이 빠지는 느낌이 들면서 나는 본능적으로 몸을 뒤로 뺐다. 튜브에 몸을 기대고 팔을 저어 뭍으로 나왔다. 나는 모르는 어른의 옷자락을 붙잡고 흔들었다. 저기요, 저기, 이상한 데가 있어요. 갑자기 발이 쑥 빠졌어요. 그 사람은 나를 슥 내려다보면서, 그래? 조심히 놀아라, 한마디를 하곤 다시 고개를 돌린다. 괜히 삐죽거리면서 그를 잠시 바라보다가 다시 바다로 몸을 돌렸다. 발이 빠졌던 곳에 되돌아 가려했지만, 바다는 넓고 파도치는 자리가 매번 바뀌니 그 이상한 데를 다시 찾을 순 없었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