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한다 잘한다 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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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그렇겠지만, 나는 칭찬받고 인정받는 걸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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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헬스장을 다니기 시작하면서 여기저기서 칭찬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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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잘 생각했다.
어머! 정말요!? 너무 좋은 소식이네요!
잘한다~ 잘한다~ 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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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포함해 세 명이 있는 단톡방에서 다른 두 명이 운동인증을 해오고 있었는데, 나도 이제 운동을 하는 김에 함께 참여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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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운동 인증을 올리기 시작한 뒤로, 두 명이 일명 <오구 오구 잘한다>를 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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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운동을 안 해오던 터라, 운동을 하려고 마음먹은 것, 그리고 실제로 운동을 가고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나에게 동기부여가 많이 되고 있지만 <오구 오구 잘한다>도 아주 큰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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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말 즈음, 수업시간을 일부 줄였었다.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슬럼프였다. 마음이 힘드니 몸이 힘들고, 몸이 힘드니 마음이 힘들었다. 그 전년도에 이런저런 일이 많았다. 오랫동안 만났던 연인과 예상치 못하게 헤어지고, 그 즘부터 몸이 아프기 시작했다. 급격하게 몸무게가 줄고, 위염과 식도염으로 고생을 했다. 수업을 하다 중간중간 몰래 화장실에 가서 속을 게워내는 게 일상이었다. 그 시기가 좀 지나고 몸은 좀 회복을 했지만 쌓아왔던 스트레스가 이제 곧 흘러넘칠 것 같았다. 할 수 없는 마음 상태였는데, 해야 한다는 생각 하나만으로 꾸역꾸역 해야 할 일들을 하다 보니 조금 탈이 났던 것 같다. 일하는 것도, 일상생활을 보내는 것도 벅찼던 시기였다. 결국 원장님과 몇 번에 걸쳐 이야기를 나눈 후, 출근 요일을 조정했다. 원장님의 배려와 이해 덕분에 몇 개월간 회복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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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간 동안 나는 생각을 정리하고, 마음을 가다듬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마음이 편안해질 수 있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내가 하는 일에 대한 애정도도 다시 높아졌다. 수업을 하면서 아이들을 만나는 일이 내게 얼마나 큰 행복감을 주는지, 마음에 여유가 생기니 다시 느낄 수 있게 된 것 같다. 동시에 창작을 하는 일도 내게 큰 의미를 갖고 있다는 것을 되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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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어제, 다시 출근 요일이 조정되었다. 원장님께서 먼저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내셨다. 그와 동시에 내 건강을 걱정하고 계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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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요즘! 체력 관리를 열심히 하고 있답니다!
어머, 어머, 어떻게요?
저 요즘 헬스장을 다니고 있어요!
어머! 선생님 뵈면서 이런 얘기 처음 듣는 것 같아요!
하하. 그쵸, 그쵸. 뭔가 하려고 하기보다 천천히, 꾸준히 해보려고요! 너무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그러면 선생님 믿고, 6월부터 조정되어도 괜찮으세요?
네네! 정말! 걱정 안 하셔도 될 것 같아요. 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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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좋은 소식이든 늘 함께 즐거워해주시는 원장님이지만, 유난히 더 반가워하시는 게 눈에 보였다. 민주쌤이 건강관리를 한다니! 운동을 다닌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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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한다~ 잘한다~ 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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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를 나누고 퇴근해서, 집으로 돌아오면서 다시 또 마음을 다잡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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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잘 해내면서 사는 것을 내 인생 모토로 삼고 있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해서 해야 할 일 목록에 '운동하기'가 추가되었다. 건강한 모습으로 아이들을 만날 수 있는 것도 내가 노력해야 하는 일이라는 생각을 했다. 아이들 뿐만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그림 그리기나 글쓰기 같은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에도, 필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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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씩 찾아가면서 잘 살아보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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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칭찬받고 싶어서 입이 근질근질. 여기저기에 내가 운동을 시작했다는 소식을 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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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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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한다~ 잘한다~ 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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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질근질해서 쓰는 어떤 짧은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