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날씨는 흐리다. 예전에는 사람들이 날마다 하는 날씨 인사를 잘 이해하지 못했다. 날씨야 매일 같이 이랬다 저랬다 하는데 그런 걸 뭐하러 언급할까 싶었다. 그런데 아닌 것 같다. 해가 뜨는 날, 해 없이 흐린 날, 비가 오는 날에 따라 요즘 내 마음도 어느 정도는 동화되어 가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 영향은 막강한 큰 틀의 힘을 지니고 있었다. 흐린 오늘의 날씨를 보니 내 마음도 함께 흐려지고 무언가 구슬퍼진다.
내 안에 자리잡은 무거움이 있다. 어두컴컴한 터널의 깊이 같기도 하고 우물의 그 깊은 심연 속 같기도 하다. 그 깊이 있는 무거움은 어떤 사람과 어떤 일에도 흔들리지 않을 자신이 있다는 듯 엄청난 무게감을 자랑한다. 나이 40쯤 되면 다들 이런 불혹의 무거운 철근을 마음 속에 갖는 것일까. 아니면 깊은 우울증에 빠져 있는 걸까.
이런 마음의 상태가 뭔지 정말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