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둥근 별 04화

땅만 보며 걷다 보면

by 양만춘

움푹 파인 보도블록

길을 잘못 든 지렁이의 잔해

역사를 알 수 없는 까만 껌딱지


그리고

콘크리트 틈에 뿌리내린

한 떨기 풀


산속에서 홀로 핀 꽃이

외롭다고 할 수 있을까?

도심 속 산책로

달리는 사람들의 거친 숨소리와

자전거 바퀴와 조명이 이어지는 곳


나는 왜 여기 있는가

무얼 바라 이렇게 사는가


크게 숨 들이마시며

가만히 고개 들면

내 볼에 닿는 바람

곱게 물든 나뭇잎

파란 하늘빛이

가슴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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