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MC Book

변주하는 능력

김종원, <인간을 바꾸는 5가지 법칙>을 읽고

by 양만춘

성공을 위한 0가지 법칙!


자기 계발서에 단골로 등장하는 문구이다.


성공: 무엇이 성공인가? 자기 계발서에서는 ‘성공한 사람들의 생활 습관’을 예시로 드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주로 등장하는 성공한 사람들은 유명한 정치가, 사업가, 예술가이다. 때로는 작가 스스로를 성공의 반열에 올려놓기도 하는데, 이렇게 했더니 이렇게 책이 많이 팔리거나 유명해졌다는 결과물이 뒷받침된다.


0가지: 몇 가지 법칙인가? (어디까지나 내 개인적인 경험에 근거했을 때) 주로 3,5,7가지인 경우가 많다. 간혹 열 가지인 경우도 있지만, 2,4,6,8가지는 드물다. 왜 그럴까? 짝수보다는 홀수가 더 완전해 보이는 걸까? 특히, 다섯 가지나 일곱 가지인 경우가 많은 이유는, 세 가지로 요약되기는 힘들고, 열 가지는 사람들이 기억하고 실천하기 부담스럽다고 느끼기 때문일까?


법칙!: ‘법칙’을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반드시 지켜야만 하는 규범’이라고 나온다. 수학에서는 ‘연산의 규칙’이고 철학에서는 ‘모든 사물과 현상의 원인과 결과 사이에 내재하는 보편적.필연적인 불변의 관계’라는 뜻으로 쓰인다. 성공의 법칙에 쓰인 ‘법칙’은 철학적 의미에 가까울 것 같다. ‘반드시 지켜야만 하는 규범’이라고 한다면 숨이 막힌다.

“성공을 위해 당신은 반드시 이렇게 해야만 해!”

“이런 규범을 따르지 않는다면 당신은 결코 성공할 수 없어!”

라는 강요처럼 들린다. ‘어떤 현상의 원인과 결과 사이에 내재하는 보편적 관계’라고 하면 수용할 만하다.


그런데 이런 법칙은 누가 정하는 것일까? 이런 법칙을 알기만 한다면 성공할 수 있는 것일까?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적인 특성을 몇 가지로 요약할 수 있는 것일까? A에 적용되는 법칙이 B에도 적용될 수 있을까? *퀴즈에서 조세호 씨가 본인도 책에서 읽고 실천 중이라며, 게스트(성공한 사람)에게 아침에 침대 정리하고 오셨냐고 질문해서 게스트가 당황하는 장면이 떠오른다. 우습게도 조세호 씨와 내가 같은 책을 읽었나 보다. 실은 나도 그 내용을 읽고 지금까지도 아침에 일어나면 의식적으로 침대를 정리하게 된다. 일어나자마자 한 가지 일을 성취하는 습관이라고 했다. 하하하. 정작 그 게스트는 침대 정리에 관심이 없었다.


‘시크릿’이라며, 이것만 알면 성공할 수 있다고 독자를 현혹하는 작가는 만병통치약을 파는 약장수나 다름없다. 인장이 찍힌 화려한 디자인과 두툼한 하드커버의 책을 돈을 지불하고 사서 읽어보면, 성공한 사람들의 생활 습관이라고 알려주는 ‘비법’이 실은 이미 알고 있거나 나의 현실에 그대로 적용하기 어려운 것들이다. 예를 들어, 목표를 세워 꾸준히 노력하거나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것이다. 세계 유수의 기업가들이 조찬모임을 한다는 것을 알아도, 내가 지금 그 모임에 낄 수는 없다. 아무리 내가 모임에 오는 사람들에 관한 정보를 사전에 파악하고, 새벽 3시에 일어나 명상과 운동까지 마친 후, 내가 대접받고 싶은 대로 옷을 입고 가장 먼저 모임 장소에 도착한다고 할지라도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 계발서는 꾸준히 생산되고 종종 베스트셀러의 자리를 지킨다. 사람들은 왜 자기 계발서를 사서 읽는 것일까? 보나 마나 뻔한 말들일 테니 굳이 자기 계발서를 읽을 필요가 없는 것일까? 독자는 자기 계발서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 나는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을 김종원의 <인간을 바꾸는 5가지 법칙>에서 찾아보려 한다.


모든 시대와 상황에서 통하는 철학은 없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정답은 오늘을 살아가는 당신의 일상 속에 존재한다. 어떤 멋진 변화의 철학도 시대와 상황에 맞지 않으면 실천이 불가능하다. …
어떤 위대한 책에도 결점은 있다. 인생도 명언도 역사도 그렇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상황을 변주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그 능력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싶은 당신에게, 내가 들려주고 싶은 말은 이것이다.
“그 시대의 심장으로, 오늘의 풍경을 보라." - 김종원, <인간을 바꾸는 5가지 법칙>



‘성공’에 대한 정의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지만, 자신이 목표한 바를 이룬 사람은 선망의 대상이고, 그 능력을 독자들도 갖고 싶어 한다. 자기 계발서에 나오는 좋은 말과 방법들을 보며, 관점을 새롭게 하거나 의지를 다지게 된다. 그런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변주하는 능력’이다. 모든 시대와 상황에 통하는 철학이 없다는 김종원 작가의 말처럼, 모든 사람들에게 통하는 고정불변의 성공법칙은 없다. 자기 계발서에 소개된 성공 법칙을 자기 삶에 그대로 적용하려다가는 낭패감과 자신에 대한 실망으로 끝나기 쉽다. 아무리 유명한 책이라도 정답이 될 수 없다. 한때, ‘아침형 인간’이 성공의 불변의 법칙처럼 신드롬 현상을 불러일으켰고, 지금은 ‘미라클 모닝 챌린지’가 유행이지만,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사람들이 지능과 창의력이 뛰어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늦게 자고, 아침잠 많은 당신.. “알고 보니 머리가 좋군요?””, 헤럴드경제, 222.01.14.).


좋은 말과 생각은 성장을 위한 자양분이 된다. 다른 책들과 마찬가지로 자기 계발서도 내 생각과 일상의 변화를 위한 유용한 도구로 쓰일 수 있다. 그리고 나의 특성과 상황에 맞게 변주할 수 있는 능력이 따를 때 그 효과는 커질 수밖에 없다. 그러니, 내가 들려주고 싶은 말은 이것이다.

“그대의 심장으로, 오늘의 풍경을 보라.”

© 7089643, 출처 Pixabay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진정성에 대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