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를 싸움의 적수로 생각한다면 삶이 얼마나 팍팍해질까? 아이가 친구를 이겨 물리쳐야 할 상대로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친구가 잘 되는 것을 진심으로 기뻐하고 축하해 줄 수 있는 아이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래야 아이가 친구와 함께 행복할 것이다.
그래서 아이가 친구 자랑을 하면 이렇게 맞장구친다.
"우와, 네 친구 정말 멋지다! 그런 아이가 우리 아들 친구라서 너무 좋다."
그러면 아이도 으쓱해서 더 말을 이어간다. 친구를 자랑스러워하는 아이의 모습이 사랑스럽다. 장점이 많은 친구를 보며 아이도 배우는 점이 분명 있을 것이다.
부모가 아이를 그 친구와 비교하는 순간, 아이에게 친구는 경쟁자가 된다. 아이가 친구의 장점을 이야기했을 때 부모의 최악의 반응은
"그 친구는 그렇게 잘하는데 넌 왜 못하니?"
라는 말일 것이다. 분명 아이는 자기 친구를 자랑스러워하며 말했을 텐데 부모가 아이의 활짝 열린 가슴에 정통으로 화살을 꽂아버렸다. 상처받은 아이는 자기를 아프게 하는 친구가 밉고 원망스럽다.
'쟤만 없었어도...'
라고 생각하며 소중한 친구를 마음에서 떠나보낸다.
"엄마, 나 00점 받았어!"
라고 자랑하는 아이의 말에
"네 친구는 몇 점 받았어?"
라고 부모가 묻는 것은 기쁨을 순식간에 절망으로 만들어 버린다. 혹은 친구들이 자신보다 못한 존재라고 생각하는 교만함을 심어준다. 어느 경우든 친구의 점수에 따라 내 행복이 달라지는 상대적 기쁨이다.
아무리 세상이 경쟁으로 가득 차 있다고는 하지만, 친구들끼리 경쟁해서 무얼 그리 얻을 수 있겠는가. 부모가 매 순간, 평생 함께해 줄 수 없는데 아이의 친구까지 경쟁자로 만들어버린다면 아이는 삶이 얼마나 외롭고 불안할까? 친구의 장점을 자랑스러워하고, 친구가 잘 됐을 때 기뻐할 수 있는 아이는 친구들도 좋아할 것이다. 친구를 사랑하고, 친구에게 사랑받는 아이. 그렇게 행복한 아이로 키워주는 것이 정말 멋진 부모의 역할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