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시들지 않았다면 그 아름다움은 기억되지 않았겠지.

시들어 가는 거울앞 내 모습을 보며

by 작가 시일


꽃은
피어 있을 때
자신이 아름다운 줄 모른다.


햇빛을 받으며
그저 하루를 살고,
바람에 흔들리며
자기 몫의 시간을 쓸 뿐이다.


사람이 그 앞에 멈춰 서는 건
늘 시들어갈 즈음이다.
잎 끝이 마르고,
색이 빠지고,
향이 옅어질 때
비로소 우리는
“아, 예뻤구나”라고 말한다.


완전할 때보다
사라질 때가 더 또렷해진다.
남아 있는 것이 아니라
떠나가는 순간에
아름다움은 기억이 된다.

그래서 꽃이 시들지 않았다면
그 아름다움은
이토록 깊이 남지 않았을 것이다.


사람도 그렇다.
아프지 않았다면
사랑이었는지 몰랐을 것이고,
헤어지지 않았다면
소중함은 이름조차 없었을 것이다.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이
우리를 만든다.
사라진 순간들이
우리의 감정을 완성한다.

그러니 시들어 가는 내 자신 앞에서
슬퍼하기만 하지 말자.


그 꽃은
사라짐으로써
기억이 되었고,
기억이 됨으로써
비로소
영원이 되었다.


작가 시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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