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이직러의 자기 정의
나는 스스로를 ‘프로 이직러’라 부른다.
외국에서 2곳, 한국에서 4곳. 지금까지 여섯 개 회사를 거쳤다.
이직을 통해 연봉을 꾸준히 올렸고, 후회는 많지 않다.
다만 “왜 그렇게 서둘러 취직했을까?”라는 아쉬움은 남는다.
어릴 때는 취업이 지금보다 훨씬 수월했다.
‘배워야지’ 하는 마음으로 무작정 지원했고,
젊음의 열정과 패기가 있었으며,
현실적 조건보다는 커리어 성장을 우선시했다.
당시엔 임금이나 복지, 워라밸보다 배움이 중요한 기준이었다.
회사 입장에서도 신입은 연봉 부담이 적었고, 무엇보다 ‘팀 막내’라는 위치 덕분에 실수도 용인되었다.
프랑스 대기업과 포르투갈 스타트업에서 인턴을 마친 뒤, 한국에 돌아와 한 달도 안 돼 취업했다.
40~50곳에 이력서를 제출했고, 면접 제안이 오면 곧바로 응했다.
토익 점수, 오픽 AL, 프랑스 석사 학위라는 조건도 있었다.
약간의 경력을 쌓은 뒤의 이직은 더 쉬웠다.
2년차 주니어는 처음부터 가르칠 필요가 없고, 실무에 바로 투입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때로는 연봉을 제안하며 먼저 면접을 요청하기도 했다.
현재 연봉을 맞춰줄 회사가 줄어든다.
파트장·팀장급은 연봉은 보장되지만 책임도 따른다.
기업 입장에서는 기혼자에게 미래의 육아휴직 가능성을 고려한다.
출퇴근 거리도 현실적으로 따지게 된다.
예전에는 왕복 2~3시간도 감수했지만, 지금은 1시간만 넘어도 고민한다.
최근 3~4개월 동안 많은 곳에 지원했지만, 면접 제안은 단 두 곳뿐이었다.
하나는 대기업, 하나는 유망한 스타트업.
결과는 모두 불합격이었다.
떨어진 이유조차 알 수 없다는 점이 가장 힘들다.
내가 짚어본 문제는 크게 두 가지다.
서류를 통과한 기업은
1. 무난했지만 → “핏이 맞지 않는다.”
2. 이력은 괜찮았지만 → “희망 연봉 불일치."
서류 조차 통과 못한 기업은
1. 기업과 맞지 않는 배경
2. 역량 부족 평가
3. 잦은 이직에 대한 우려
4. 연봉 차이
5. 직무와 맞지 않는 포트폴리오
피드백이라도 들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보통은 그마저도 없다.
자신감은 예전보다 떨어졌고, 2년 반 만의 면접은 어색하기도 하다.
다음 주에도 면접이 예정되어 있다.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다시 준비할 것이다.
돌아보면 지금까지 거쳐온 회사들은 조금씩 더 나아졌다.
조건도, 함께한 사람들도.
지금은 힘든 시기지만, 결국 원하는 것을 얻어낼 수 있을 거라 믿는다.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