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도무지 Dec 21. 2023

7년 차 승무원, 회사를 떠날 수 있을까?

나는 2017년 항공사로 취업을 성공했다.

그리고 직장인이 모두 겪는다는 마의 3년을 버텼다.

'내년에는 행복한 직장 생활을 보낼 수 있을까?'


세상은 간절하게 행복을 바랐던 나의 모습을 비웃듯,

코로나19로 내게 보답했다.


갑자기 찾아온 휴직 그리고 혼란.


나는 혼란 속에서 회사 밖으로 내던져져야만 했다.

멍하니 하늘을 쳐다보는데, 한 대의 비행기도 지나가지 않았다.


문득 '이제 뭘 하지?'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처음에는 지금껏 경험하지 않은 것들을 해보고 싶었다.

그중 첫 번째는 유행을 슬슬 타기 시작했던 바디프로필 촬영이었다.

그다음은 다양한 자격증을 갖추는 것이었다.


회사에서 중간에 부르면 1달 일을 했다가도

늘 1달이 끝나면 다음 달에 뭐 할지를 고민했어야만 했다.


코로나19는 좀처럼 끝이 보이지 않았고

나는 휘청이는 회사를 마주할 수밖에 없었다.


어느덧 코로나19는 잠잠해졌고 완벽한 복직을 했을 때

나는 이전처럼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세상은 기대했던 나의 모습을 비웃듯,

회복기라는 명목으로 나를 조여오기 시작했다.


그때 비로소 깨닫게 되었다.

'나는 회사를 위해 몸과 마음을 바치지만,

회사는 나를 위해 아무것도 내어주지 않는구나.'


깨달음을 얻었는데 더 이상 지체할 수는 없었다.

한 살이라도 어릴 때 세상으로 나가 밖을 경험하고 내 길을 찾아야만 했다.


그렇게 나는 2023년 사직서를 제출했다.

keyword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