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 앞에서 마음을 활짝 여는 우리를 위하여
다들 아시겠지만, 영화와 문학은 대체로 거짓말입니다. 좀 더 고상한 말로 쓰면, 허구죠. 다큐멘터리 영화나, 수필이라 하더라도 창작자의 편집이 들어가기 때문에 완전히 사실일 순 없습니다. 역사가에 의해 쓰인 역사가 온전히 사실의 총체라고 믿을 수는 없듯이 말입니다.
문학가나 영화감독이 작품 속에서 우리에게 하는 말은 거짓이지만, 그렇다고 거짓인 게 누가 봐도 자명하도록 거짓말을 해선 안 됩니다. 적어도 우리가 그 작품 안에 흠뻑 빠져 있는 동안에는, 그 이야기는 전혀 거짓으로 보이지 않아야 합니다. 어떻게 해야 가장 사실처럼 들리게 말하는가가, 거짓말쟁이들의 공통된 관심사입니다.
우리도 맨정신(?)일 때는 그걸 잘 알죠. 영화든 문학이든 결국 다 거짓, 즉 ‘뻥’이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가장 그럴듯한 거짓말을 늘어놓는 사람을 갈급하게 찾고, 그가 하는 이야기를 못 들어서 안달입니다. 이야기를 보고 들으며, 읽으며, 우리는 세상을 다 가진 듯 벅찬 감정을 느끼기도 하고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사람이 된 듯이 서글퍼 눈물 흘리기도 합니다.
이 훌륭한 거짓말들을 대하는 동안에, 우린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우리 자신에게 진실해집니다. 자기 자신을 용서하기도 하고, 사랑하던 사람을 떠올리기도 합니다. 평소에는 있는 줄도 몰랐던 더 깊은 감정들을 느끼고, 강한 깨달음을 느끼며 앞으로의 삶을 바꾸기도 합니다. 우리는 거짓말 앞에서 완전히 무장해제가 되고, 마음을 활짝 엽니다.
하지만 영화와 문학은 같은 거짓말이지만 그 결이 조금 다릅니다. 영화만이 펼칠 수 있는 시청각적 거짓말이 있고, 문학만이 펼칠 수 있는 활자적 거짓말이 있습니다. 그 두 가지 서로 다른 거짓말을 결합시켜서, 그 거짓말의 힘을 배가시킨다면, 역설적으로 가장 깊은 진실에 다다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엉뚱한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이 브런치북은 그런 생각의 결과물입니다.
오늘은 만우절입니다. April Fools’ Day, 짓궂은 이들에게 장난과 놀림을 당하는 바보들의 날이기도 하지만, 멋진 거짓말을 해 상대를 속이는 거짓말쟁이들의 날이기도 합니다. 다시 말해 영화와 문학에 대한 비평 시리즈를 시작하기에는, 더없이 좋은 날입니다.
앞으로 매주 수요일 아침 8시에 찾아오겠습니다. 많이 기다려주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