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대학원 조사하기
지난 번 글을 업로드 한 후로 한 달 여가 지났다.
그 동안 일 때문에 많이 바빠서 휴일에는 온전히 내 자신을 돌보는 데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이번 휴일은 좀 힘을 내서 글을 작성을 했다.
(이하) 내용
지난 번에 구체적인 진실의 중요함에 대해 설명을 했다. 여기까지는 지원자인 ‘나’ 자신에 대한 소개를 한 셈이다.
이제부터는 ‘타인’에 해당하는 지원 학과의 입장에서 어필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겠다.
오늘 하루 여러분들은 어떤 선택들을 했는가. 우리는 스스로가 인지하지 못하는 사소한 일들에도 매번 선택을 하며 산다. 하다못해 걷기 위해서 보폭을 크게 할지 작게 할지, 걸음의 속도는 빠를지 느릴지 등 우리는 ‘그냥’이라고 이유가 없다고 말하는 사소한 행동 하나에도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는 선택들이 반영되어 있다.
대학원생을 선발하는 면접관인 교수들(사회과학에 우선 한정)은 무엇(what)을 어떻게(how)했는지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집착하는 게 있다면 ‘함의’에 해당하는 이유(why)이다. 그들은 현상이 발생하는 근본 원인에 천착하는 이들이다. 교수들의 이러한 기질을 나중에 고려하더라도, 그들이 대학원 지원자들을 바라볼 때 염두에 두는 사안들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면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된다.
대학원생을 뽑는 교수의 입장에서 지원자의 동기와 자질을 제외하고서 추가적으로 고려할 수 있는 부분은 바로 “우리 학과 대학원에 잘 적응할 수 있을까?”이다. 대학원 학과마다 분위기가 다를 수는 있으나, 졸업하지 않고/못하고 수료만 하는 대학원생들이 의외로 많다. 수료만 한 대학원생의 존재는 교수들에게는 얼른 독립하라고 내보내고 싶은 자식과 같다. 나도 그런 존재로 남아있겠지만.
그래서 교수들은 능력에 있어서 이견이 없다면, 능력과 별개로 확실하게 확인하고 싶은 점이 바로 “우리 학과에 꼭 들어올 인재인지”와 “학과에 입학하고 나서 잘 적응할 것인가”이며, 이 점을 피력하는 방법에 대해서 이번 글에 서술하고자 한다.
먼저 대학원을 지망하는 여러분들은 본인이 지원할 대학원 학과에 대해서 어느 정도로 조사를 하는지 묻고 싶다. 스스로 어느 정도까지 조사를 했었는지, 또는 할 예정이었는지를 생각하며 다음 내용을 읽어보는 걸 추천한다.
내가 대학원에 지원할 때는 나를 도와줄 사람도 많지 않았고, 대학원에 바로 붙고 싶다는 마음에 대학원 지원 학과에 대한 조사를 매우 꼼꼼히 했었다. 지금에서야 다른 대학원 수료/졸업생들한테 이러저러한 부분까지 조사했었다는 걸 밝히면 다들 “그렇게나 했었어요?”라고 말할 만큼 말이다. 솔직히 말하지만, 내가 한 만큼 하지 않아도 붙을 사람은 붙을 수 있다. 하지만 내가 한 만큼 한다면, 떨어질 가능성은 극히 낮아질 것이다.
각설하고, 대학원 지망 학과 조사 시 간과하기 쉬운 부분들에 대해서 설명을 드리겠다. 크게 두 가지만 더 챙긴다면, 교수진들의 눈에 띄는 자기소개서를 작성할 수 있다.
먼저 지원하려는 학과에 대해서 조사를 할 때, “그” 대학교의 대학원 학과만이 가진 특징 또는 강점에 대해서 알아보는 일이 필요하다. 이는 단순히 자기소개서의 퀄리티를 높이는 수단일 뿐만 아니라, 스스로의 선택을 위한 좋은 정보가 되기 때문이다. “그” 대학원 학과만의 특징을 파악한다는 부분이 매우 추상적으로 다가올 수 있어서 예시를 가지고 설명을 할까 한다.
예를 들어 내가 정치외교학과를 지망한다고 가정을 해보자.
네임밸류와 비교하기 좋은 학교를 떠올렸을 때, 연세대학교 대학원 정치외교학과와 고려대학교 대학원 정치외교학과만의 특징을 한 번 정리해보겠다.
가장 기본적으로 대학원 학과의 특징을 파악하는 방법은 <교과과정>을 살펴보는 일이다.
나는 두 학과의 교과과정을 처음 본다고 생각하고 살펴보겠다.
먼저 연세대학교 대학원 정치외교학과(이하 ‘연세대’)의 교과과정은 크게 4개의 파트로 나눠져있다. 정치사상 및 방법론, 비교정치, 국제정치 및 외교정책, 한국정치
고려대학교 대학원 정치외교학과(이하 ‘고려대’)의 교과과정 또한 4개의 파트로 나눠져있으나 분류의 기준이 연세대와 다르다. 기초공통과목, 정치사상 전공과목, 비교정치 전공과목, 국제정치 전공과목
자, 이 네 가지의 분류방식만 보더라도 각각의 학과가 중점적으로 두는 연구영역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연세대의 경우 ‘한국정치’ 관련 세부 교과목이 17과목이나 되며, 고려대에는 1개 밖에 없는 북한 관련 과목이 연세대는 2개나 있다.
좀 더 세부적으로 교과목을 살펴보면, 고려대의 경우 연세대 홈페이지에서는 확인할 수 없는 ‘정체성 연구’와 ‘다문화주의연구’라는 이름의 교과목이 있으며, ‘국제정치 전공과목’에서 다루는 지역도 연세대는 동아시아와 미국에 중점을 둔 반면, 고려대는 동남아, 러시아, 중동, 중남미 등 그 지역이 매우 다양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학과의 특징을 끌어내는 데에는 <교과과목>이 대표적인 자료이며, 이에 대해서 좀 더 뒷받침하고 싶은 자료가 필요할 경우 <학과소개>를 샅샅이 살펴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상기 기술한 특징들이 가리키는 함의를 이끌어내서 자신의 자기소개서와 연결지어 서술을 한다면, 교수진들의 눈에 기억에 남을 수밖에 없다. 입학하기도 전에 해당 학과의 커리큘럼을 깊이 있게 확인하는 지원자는 별로 없기 때문이다. 왜냐면, 대부분 그저 자기가 연구하고 싶은 주제에 대해서 유명하다는 교수 한 분만을 보고 지원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러분이 대학원 입시와 관련해서 기억해야할 점이 있다. 대학원 입시의 성패는 여러분이 믿고 있는 단 한 명의 교수의 결정으로만 좌우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학원 입시와 관련해서는 여기서 다 말하기 어려운 교수들 간의 미묘한 신경전이나 알력이 작용하기도 하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많은 교수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방향으로 자기소개서를 구성하는 것을 권하고 싶다.
<교과과목> 다음으로 확인해야할 부분은 바로 학과 내 교수진들의 소개문이다. <교과과목>에서 발견한 특징은 그 과목들을 가르쳐야 하는 교수진 구성과도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교수진 소개에서 봐야할 항목은 해당 교수의 졸업학교 뿐만 아니라(졸업한 학교를 파악함으로써 교수가 경험한 학풍과 주된 방법론 등을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전문 영역 및 지도 과목들이다. 그리고 여유가 있다면, 자신이 연구하고 싶은 주제와 느슨하게라도 관련이 있는 연구분야나 방법론을 담당하는 교수의 최신 연구나 저서를 찾아보면 좋다.
이와 관련해서 곁다리로 말하자면, 교수가 연구 실적을 꾸준히 쌓아나가는 교수인지, 아니면 개인 연구보다는 학내 지위에 신경을 쏟는 교수인지 등을 파악하는 건 부차적이지만, 학과내 동학을 파악하는 데에 꽤나 중요한 부분이다.(이에 대해서는 추후 서술할 예정이다)
학과 내 교수진들의 지도 과목과 최신 연구 동향에 대해서 파악을 했다면, 자기소개서에 적용할 일만이 남았다. 이 부분은 간단하다. 자신이 연구하고 싶은 주제에 대해서 서술을 하면서 학과 내 다양한 교수진들이 지도하는 과목에 대해서 서술하는 것이다.
(예) “제가 연구하고 싶은 0000과 관련해서 00대학교 대학원 00학과의 <0000의 이해>, <00과 00의 역사>, (이외 다양한 교수진들의 지도과목명 언급)을 수강함으로써 심도깊은 연구를 진행하고 싶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드디어 연구계획서에 대해서 언급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