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재택근무
1년 넘게 다닌 스웨덴 회사의 직장문화를 공유해 보려고 한다. 한국에서 직장생활을 해본 경험은 없지만 주워들은 정보로 비교를 해보려 한다.
출퇴근
한국은 출퇴근 시간이 정해져 있는 곳이 대부분인 것 같다. (출근 시간은 잘 지키고 퇴근시간은 잘 지켜지지 않는 것 같지만...) 스웨덴에서는 회사마다 다르지만 계약서에 출퇴근 시간이 적힌 회사는 아직 본 적이 없다. 대신 한국처럼 일주일에 몇 시간 일해야 하는지만 적혀있고 보통 점심시간 제외 40시간 정도 알고 있다.
출퇴근 시간이 얼마나 자유롭냐면 새벽 5시에 출근해서 오후 2시에 퇴근하는 사람도 있고, 금요일에는 2시에 퇴근하는 동료도 있고, 아침 7시 전에 업무를 시작하는 시니어들도 있다. 그러나 보통은 8-9시에 출근해서 4-6시에 퇴근한다. 나 같은 경우 일이 없으면(하기 싫으면) 4시에도 퇴근하고, 일이 많으면 6시 넘어서도 퇴근한다. (최고 기록은 9시) 사실 5시가 넘어가면 회사에 사람이 별로 없다. 5시가 넘으면 자동문이 잠기므로 다른 출입문에 카드를 찍고 나가야 하며 5시 반이 넘으면 카드도 찍고 비밀번호도 눌러야 나갈 수 있다.
그러므로 한국서 일하는 직장인들이 나에게 몇 시에 업무 시작하냐고 물어보면 대답하기가 힘들다. 퇴근 시간도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야간'근무라는 개념은 존재하지 않는다. 대신 오버타임은 존재하는데, 매니저가 오버타임이라고 인정을 해주는 업무에 대해서만 오버타임 수당을 (1.5배?) 준다. 그러므로 하루에 12시간을 일 했어도 오버타임이라고 인정되는 업무가 아니라면 수당 없이 12시간 일한 것이다. 게다가 오버타임 수당을 받아도 세금 낸 후에는 얼마 안 되는 돈이니 그 돈 안 받고 쉬고 싶다는 사람도 있다.
재택근무
코로나 이전에는 재택근무를 하려면 이유가 필요했고 매니저에게 통보를 해야 했다. 아이가 아파서 재택근무를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가족도 아이도 없는 나 같은 사람은 재택근무하기가 껄끄러웠다. 당연히 매니저가 안된다고 하지는 않았겠지만 되지도 않은 이유를 댈 수는 없으니 말이다.
그러나 코로나 이후에 재택근무가 디폴트가 되어버렸다. 특히 일 할 때 컴퓨터만 있으면 되는 인력들은 작년 3월부터 오피스에 올 일이 없었다. 이제는 재택근무를 하지 않는 이유를 요구하기 때문에 항상 랩에서 일하는 나에게는 재택근무와 오피스 근무 모두 매니저에게 말하지 않아도 상관없게끔 상황이 변했다. 재택근무가 가능한 인력은 모두 재택근무를 하도록 스웨덴 정부가 장려를 한 이후에는 어쩔 수 없는 이유 아니고서는 전부 재택근무로 전환되었다.
한국에는 재택근무를 신청해야 하거나, 순번을 정해 재택근무를 하는 회사들이 있다고 들었다. 집에서는 (상사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일을 안 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기 때문일까? 그에 비해 스웨덴 회사에서의 재택근무 절차는 간단하다. 일한 시간보다 성과를 중요하게 여겨서라는 생각이 든다.
재택근무로 인해 모든 미팅이 온라인으로 전환되었는데, 팀마다 다르겠지만 우리 팀은 대부분의 미팅에서 카메라를 켜지 않는다. 전 팀원이 함께 하는 미팅에서는 거의 매니저만 항상 카메라를 켜고, 새 팀원이 왔을 때 매니저가 카메라를 켜라고 말해야 잠시 켜서 자기소개 후 카메라를 끈다.
다음에는 식사 및 휴식시간/휴가에 대해 적어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