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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종은 May 16. 2020

서툶

엄마는 멋을 부려야 할 때면

딸의 아이템에 도움을 빌린다.


어느 날은 누나가 더 이상 안 입는 코트,

어느 날은 아이쉐도우.

내 생일을 축하하자며 누나와 엄마가 서울 자취방으로 왔다. 오늘은 누나의 아이라이너가 채택됐다.

엄마의 서툰 아이라인을 보고 슬퍼졌다. 매끈하고 완곡하게 그리지 못한 아이라인이 엄마의 서툰 삶을 그려 놓은 것 같았다.

나는 그 서툶을 감당할 자신이 없다.

원인 제공자가 나임을 모르지 않아서.


언제 어디서부터 엄마의 삶이 서툴게 되었는지.

어떻게 해야 아이라인을 얇고 우아하게 그리게 될지.


다 성장한 아이들의 엄마가 아닌,

60에 다가서는 여성으로 살지.


엄마의 아이라인을 보고 아득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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