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이 지나갔다. 나의 많은 다짐과 계획들은 전염병의 등장으로 사라졌다. 나아질꺼 같던 상황들은 나아지지않았다. 그래도 무탈함에 감사했다. 그러다 어느날은 치밀어오르는 화를 누르지 못했다. 감사와 분노로 반복된 하루들이었다. 그래도 우리에겐 우리집이 있었다. 마음껏 해를 보았다. 2020년을 버틸수 있었던건 정말 초록이들 덕분이었다.
11월초 꽃봉올리는 모습
우리집주방엔 썬룸이 있다. 천창의 빛으로 식물이 자라고 꽃이 핀다.
색이 사랑스럽다
2020년 마지막 장미이자, 2021년 첫 장미였다.
채소들도 잘 자란다.
전염병과 겨울을 이기려고 산 절화들
아들이 셋인 아이친구 엄마에게 생일 선물도 주었다.
나에게도 선물을 했다. 꽃을 보며 우리 힘내자고..
1월에 꽃이 없을꺼 같아 11월에 튤립 구근을 심었다.
오늘 1월 10일 예쁘게 피었다. 쨍하지 않은 색이 좋다.
선물을 받았지만 큰 관심이 없던 사랑초
꽃이 피니 그만의 귀여움이 있다.
꽃이 핀다. 이 꽃들만으로 내 마음에 온전한 평화와 행복을 바라기는 아직 어렵다. 그래도 꽃은 오늘도 핀다. 그리고 나도 잠시 아름다운 마음을 갖는다. 이 상황을 이야기하고싶지 않지만 평범함 조차 누릴수 없는 지금을 떼어놓고 생각하긴 어렵다. 우리집에 해가 들어 감사하다. 우리집에 꽃이 있어 감사하다. 아프지 않아 감사하다. 감사한 일들을 생각해 본다. 2021년에는 무엇을 할지 계획하진 않는다. 그래도 수입되는 장미들을 예약했다. 2월에 도착할 장미를, 5월에 도착할 장미를 에약했다. 장미가 오면 예쁘게 심어줘야지. 작년 내내 건물 화단에 방치된 철쭉과 이름모를 나무들을 한달동안 뽑았다. 50그루정도였다. 그곳에 장미를 심기위해 비료를 뿌려두었다. 봄엔 그 화단을 가꿔야지. 나의 테라스에도 장미를 예쁘게 정리해야지. 그러다 보면 세상이 좀 나아지겠지. 시간이 지나 까페에 앉아 차를 마시고싶다. 아이가 친구를 만나 마음 편하게 놀게하고싶다. 오늘도 내일의 평범한 일상을 간절히 기대해본다. 그동안 다들 안녕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