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교섭권
둘째 주 토요일 — 면접교섭권
점심시간 막바지, 사람들 거의 빠진 짬뽕집.
테이블엔 남자 하나와 청소년 둘이 앉아 있다.
아빠는 새 셔츠에 코트를 단정히 걸쳐두었고, 이제 막 중1이된 아들과 중 3 딸. 아이들은 서로 말이 없다.
아빠의 목소리엔 어색한 조심스러움이 있다.
단무지통 뚜껑이 덜컹거렸다.
아빠가 물수건을 펴서 손을 닦는다. 셔츠 소매가 가지런히 접혀 있다.
“짬뽕이 더 맛있을 것 같은데.”
아빠가 메뉴판을 펼쳤다.
딸이 젓가락을 만지작거리다 손끝을 입술 쪽으로 가져갔다.
“입술 텄어? 표정이 왜 그래. 못 먹었어?”
아들은 단무지를 집어 입에 넣었다.
“찍먹이지?”
“어제 못 잤어?”
“무슨 일 있어?”
“1단계?”
"2단계."
탕수육 소스따로, 짬뽕1단계와 2단계 매운맛, 그리고 짜장면이 나왔다.
“이게 매운 거래. 맛있게 먹어.”
아빠가 국자를 들어 아들 그릇에 덜어준다.
“야— 마라탕보다 짬뽕이 더 맛있지 않냐?”
“어— 가위.”
“아빠가 갖다줄게.”
아빠가 자리에서 일어나 가위를 가져왔다.
면을 자르고 국물 한 숟갈을 떠 맛본다.
“누나는?”
딸이 고개를 들지 않고 말했다.
“난 안 먹어.”
잠시 후, 아들이 젓가락으로 면 한 가닥을 들어 딸 쪽으로 밀었다.
딸은 망설이다가 그릇을 살짝 당겼다.
아빠가 단무지를 하나 집어 살짝 베어 물었다.
단무지가 미소를 지었다.
“다음달에는 마라탕 먹으러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