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 아렌트의 정치 강의"와 난민
독서와 사유
"근본악은 인간의 잉여화를 추구하고, 인간의 잉여화는 자발성과 예측불가능성을 제거할 때 발생한다. 이러한 전능의 망상은 인간의 복수성과 다원성을 파괴한다. " 이진우 <한나 아렌트의 정치 강의>
난민캠프의 난민은 궁극적으로 전체주의하의 잉여화된 대중으로의 전락을 "당한다". 난민들에게 "닥친 곤경은 법 앞에 평등하지 않다는 사실이 아니라, 그들을 위한 어떤 법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치/사회적 자유가 부여되지 않는 캠프(혹은 수용소)라는 공간에서 자발성이 보장될 리 없고, 수용소 밖 "민간사회"와 비교해봤을 때 캠프 안의 자발성이 거세된 난민들의 행위와 행동은 상대적으로 예측이 가능하다. 각자의 출신국과 개인의 개성에 따른 삶이 주는 복수성과 다원성은 존중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정체성이 모조리 거부당한채, 캠프 안의 법칙을 준수할 때만이 생존이 가능하고 그래서 궁극적인 복수성과 다원성의 존중은 캠프 내에서는 불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