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해프닝

by 길을 걷다가

쿵!

컴퓨터 본체가 넘어가는 소리다.

아침 루틴 마치고 길을 나서려는데 USB 연결선에 발이 걸려 책상밑 고이 모셔놓은 컴 본체가 끌려 바닥에 훌러덩 넘어가 버렸다. 허둥지둥 바로잡고 상태를 살피니 이미 모니터는 먹통이고 본체는 부팅이 ON & OFF를 반복할 뿐이다. 순간 맘이 싸아해 지며 번거로운 일의 발생에 마음이 심란해진다. 내 밥줄인데...

한 치 앞도 볼 수 없는 세상사 이라더니... 틀린 말이 아니네.

깊게 호흡 두어 번 하고 맘을 진정시킨 후 동네 수리방으로 차를 출발시킨다.

어랏! 분명 여기가 맞는데... 예전의 그 수리방이 없어졌다.

젠장 헐! 뭐 이리 꼬이나? 가만가만 기억을 되살린다. 다행히 예전 가게 상호가 머리에 떠오른다.

얼른 네이년에 검색하니 마침 아직 영업광고가 눈에 띈다.

"여보세요" 아! 네에. 쥔장이 개발세발 위치를 설명하는데 건성으로 듣고 네비를 치고 찾아 나선다.

어랏! 분명히 네비가 시키는 대로 왔건만 수리방은 코끝도 보이지 않는다.

오늘 일이 꼬이누만...

다시 한번 심호흡 두어 번

허둥대지 말자!

침착하자!

마음을 다 잡고 두리번두리번 주변을 살펴본다.

정차하고 있는 아파트 담장 건너편 구석에 조그마한 상호가 눈에 보인다.

네비도 믿을 물건이 안 되는구나 다시 한번 깨닫고 결국 U턴 마침내 쥔장과 오랜만에 해후를 한다.


문제는 별게 아니었다.

넘어가면서 충격에 내부 접촉불량이 원인이란다.

헌데... 쥔장이 심각한 표정으로 SSD 외장하드의 속도저하를 지적한다. 사실 부팅 속도가 꽤 느렸던 것도 사실이었지만 컴 사용에는 큰 불편함은 느끼지 못하고 사용하고 있었다.

어쩌겠는가? 쥔장이 보여주는 데이터에 수긍하고 교체를 결정했다.

때도 되고 해서 점심 겸 주변 중국집으로 발길을 옮긴다. 홀에는 두 테이블 손님만 있고 썰렁하다.

웬걸... 내 나이쯤 되어 보이는 남자 둘이서 입에 거품을 물고 정치이야기를 고래고래 하고 있다.

먹는 내내 거슬린다. 참 오늘 재수 옴 붙은 날이고만.


그나마 수리방에 돌아와 쥔장과 이야기하며 이래저래 얶힌 타래를 풀어헤친다.

기록을 뒤지더니 5년 만에 재방문이란다.

참 세월 속절없다.

오전 해프닝은 이렇게 갔더라도...

내 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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