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설수(口舌數) 남과 시비하거나 남에게서 헐뜯는 말을 듣게 될 운수.
우리는 새해를 맞이하고 재미 삼아 찾아가는 동네 어귀 점집에서 올해는 구설수를 조심해야 한다는 말을 한 번쯤은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그게 아니라도, 일상생활 중에서 어떤 용어처럼 통용되는 것을 본 사람도 꽤 되리라 본다.
구설수의 실체는 그렇다. 남과 시비 또는 분쟁으로 내가 좋지 못한 나의 처신으로 하여 남들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것이다.
"구설수를 조심해야 해요." 이 한마디에
우리는 머릿속에 불현듯 많은 생각들이 스치고 지나간다.
올해는 무조건 몸가짐 마음가짐부터 조심하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다.
그러나 새해 초에 하는 이런 결심들도 대부분 작심삼일로 끝날 공산이 크다.
구설수란 대체 무엇인 걸까?
드러나다, 환히 보인다. 온 천하에 밝히는 일이다.
불이라는 횃불보다 더 밝은 대낮 같은 시간에 내가 무심코 던진 말들이 되레 비수가 되어 내 심장으로 날아와 꽂히는 것이다.
구설수가 있는 한 해는 특히 내가 내뱉은 어떤 말에도,
나라는 원산지 출처가 분명하게 등록되어 있음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하나 더 구설수는 내 의지만으로 어찌할 수 없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그간에 내가 살아온 내 삶에 대한 재평가이기도 하다. 타인과 긴 시간 발전해 온 관계 속에서 대놓고 그동안 드러내지 못했든 껄끄러워서 서로가 기피해 오던 의견이나 문제가 수면으로 드러나서 부딪히게 되는 일들도 담고 있다.
평소 내가 살아온 삶이 주제가 되고,
내 주변인들은 불시에 비평가로 변신하여 내 입장이 아닌, 그들의 입장에서 냉정하고 가혹하게 나에 대해서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며 소문을 재생산해 내는 행위로 봐도 무방하다.
구설수란 말 그대로, 말이다. 말은 내뱉기가 쉽고 가볍기 때문에 쉽게 생각하다 발목 잡히는 꼴이 되기가 십상이다.
가볍고 쉽다는 함정에 갇혀서 친분이 있는 지인들과 삼삼오오 모여 앉아서 수다(쓸데없이 말수가 많음)를 떠들어 대기도 하지만,
그곳에서 내뱉은 내 말 한마디조차도 주워 담을 수 없음을 알아야 한다.
말 한마디 하는 건 쉽고 당장 돈이 들어가지 않는다는 생각에 쓸데없는 자신의 감정 창구
즉, 배설하는 용도로 사용하기도 하지만,
말이란 것은 인생 전반에 걸쳐서 천 냥 빚을 갚을 만큼 중대하리만큼 무겁고 가치 있는 것임을 인식해야 한다.
그래야 다가올 구설수에서도 멀어질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