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화첩단상

오전 10시

by 이종민


송정항 흰 등대가 있는 방파제 끝에서 아침부터 낚시하는 나 또래의 아저씨. 내게 다가와 무턱대고 말을 건다. “소주 한 잔 할랑교. 괴기 썰어 놓은 거 있는데….. 근데, 뭐 그리능교.“ ”아니! 됐습니다.“ 내가 거절하자 계면쩍은 듯, 한 마디 더 뱉어 낸다. ”오~ 그림 괜찮네.“


고개를 들어 흘껏 아저씨 자리를 훔쳐보니, 소주병이 벌써 반쯤 비었다. 말 걸기 딱 좋은 취기. 이래 저래 시간이 흐른다. 칭찬이 싫지 않은 오전 10시. 슬슬 취기가 오르는 또 다른 사람의 송정항 오전 10시.


*오전 10시의 빛이 그림 그리기 딱 좋은 빛. 오로지 내 생각입니다만.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동백꽃 유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