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트섬에 있는 모아이 거대 석상들은 모두 한 방향을 보고 있다. 크기는 물론이려니와 얼굴의 형태와 고개 숙인 각도와 방향이 이루는 선형이 무척 예술적이다. 그럼에도 내 눈에는 슬픈 군상이다. 마치 시인 유치환이 쓴 ‘저 먼 해원을 향하여 흔드는 노스탈지아의 손수건’에서의 느낌처럼. 전설에 의하면 이 군상들은 우주의 어느 별에서 온 외계인의 변신이며, 모두 그 별을 쳐다보고 있다고 전한다. 나는 전설을 믿었다. 적어도 내가 그림을 그리고 있는 작은 시간 만큼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