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시집

술 마신게 아님

by 채신




당신이 기침을 한 번 하면
산맥이 움찔하고
풀잎 끝 이슬이 뒤척입니다

당신의 눈꺼풀 한 번 내려앉으면
밤이 저를 덮고
별들이 단정히 줄을 섭니다

당신의 웃음이 번지면
도시는 서둘러 가로등을 켜고
검은 강물은 빛을 배웁니다

이미 모든 곳에
당신의 흔적이 먼저 와서 앉아 있습니다
세상은 당신을
손에 가득 쥐고도
아직 모르는 척할 뿐


씻어도 씻어도

때가 있잖아요

때라는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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