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이제 일어나야지.
라고 생각했을 때는 이미 계획된 시간보다 사십 분이 더 지난 뒤였다.
프로도는 예전부터 항상 예정된 시간보다 일찍 일어났다.
아니나 다를까 이미 일어나서 씻고, 준비를 하는 중이었다.
아니, 근데 왜 나를 진작 안 깨웠냐고.
라고 생각했을 때는 이미 두 번이나 '일어나라고' 깨웠던 뒤랜다.
조금 여유롭게 오전 일정을 잡아놨던 덕에
이십 분 늦은 출발에도 딱히 문제는 없었다.
부족한 잠은 버스에서 자면 된다.
아니, 자야만 한다.
준비를 마치고 체크아웃을 했다.
다행히 보증금 200달러는 다시 종이 두 장으로 내 가방 안에 들어왔다.
절대 까먹지 않겠다고 다짐한 보람이 있군.
영화 '라라랜드'에는 LA의 여러 장소가 나온다.
어제 방문한 그리피스 천문대 외에도
짧게 지나가지만 눈길을 끌었던 장소
엔젤스 플라이트 Angels Flight
엔젤스 플라이트 꿀팁을 하나 주자면,
편도 1달러이지만, LA 교통카드 TAP 카드로 결제하면 0.5달러이다.
즉, 왕복 2달러를 왕복 1달러로 결제가 가능한 것이다.
그런데 영화 속 장면을 보면, 뭔가 이상하지 않은가?
현금 0.5달러, 교통카드 0.25달러이다.
맞다. 이 양심없는 놈들이 영화 흥행 이후에 가격을 2배로 올린 것이다.
이 망할 자본주의 새기들.
사실 직접 보면, 예쁘긴 한데 별 거 없다.
왜 올라가야 하는지도 모를 언덕을 약 30초 동안 덜컹거리며 올라갈 뿐이다.
심지어 한 번 올라가는 데에 1달러.
올라갔으면 당연히 내려와야 하잖아?
내려가는 방법은 애석하게도 딱히 없다.
다시 1달러를 내고 하행에 탑승하는 것 외에는.
2달러를 내는 이유는 당연히 '사진을 찍기 위해'.
보통 연인끼리 온 경우, 라라랜드 속 장면을 따라하기도 하고
혼자서 온 경우 갖가지 포즈로 사진을 찍는 것 같았다.
나와 프로도도 사진을 찍기 위해 계획을 세웠다.
30초 안에, 두 명의 사진을 만족할 만하게 찍어내기 위해서는
철저한 사전 시뮬레이션이 필요했다.
다행히, 승객은 우리 외에 아무도 없었다.
캐리어를 들고 있었기 때문에, 빠르게 캐리어 놓을 곳을 스캔하고
바로 맨 꼭대기 사진 속 자리에 위치하고 셔터를 눌렀다.
중간 쯤 지날 무렵, 이제 자리를 바꿔야 한다.
프로도는 내 자리로, 나는 프로도 자리로.
빠르게 이동을 하려고 자리에서 일어나는 찰나
덜컹!!
천사의 비행은 그렇게 멈췄다.
그리고 '절대 일어나지 말라. 일어나면 운행할 수 없다.' 고 천사가 외쳤다.
물론, 스피커 방송으로.
솔직히 말하자면, 자동 운행인 줄 알았다.
우리가 시뮬레이션 계획을 짤 당시에, 탑승 인원이 없었는데도 계속 왕복하고 있었기에
당연히 일정 시간이 되면 자동으로 운행을 하는 줄 알았는데
사람이 위에서 보면서 조종하던 것이었다니.
아마 홍보를 위해 계속 움직이던 것이었나.
우리는 초자연적인 현상을 경험한 신도들처럼
눈에 보이지도 않는 목소리를 향해 합장을 하며 '아임 쏘리...'라고 읊조렸다.
그 후 20초간 더 멈춰있다가 (무언의 압박이었을까)
이내 다시 위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프로도의 화보 촬영도 다시 시작되었다.
15초간의 난사가 끝난 이후에, 다시 캐리어를 들고
밖으로 나가 목소리의 주인을 마주하고 결제를 해야 했다.
천사는, 다소 떨떠름한 표정을 하고 있었고
우리는, '하하... 움직여서 미안해요' 라는 심심한 사과를 건넸다. (영어로 했다.)
올라와서 사진을 확인해 보니, 천사의 고지를 들어가며 고생한 보람이 없었다.
괜찮아. 아직 하행이 남았으니까.
하지만 절대 일어나면 안 된다.
나름 괜찮다는 프로도는, 하행에서는 나를 찍어주는 것으로 2차 시뮬레이션을 마쳤다.
하행을 탑승할 때는 먼저 결제해야 한다.
아직도 떨떠름한 표정을 짓고 있는 천사 조종사에게
'절대 일어나지 않겠다'고 웃으며 말해주고, 탑승 후 2차 난사를 시작했다.
다행히, 역광이 심한 것만 빼면 나름 괜찮은 사진을 건질 수 있었다.
* 참고로, 프로도는 인물사진을 찍는 방식이 나랑 달라서,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다.
첫날에는 사진 한 장을 건지기 위해서 50장의 난사가 필요했는데
마지막 날에는 10장 중 무려 3장을 건지는 기염을 토했다.
학습효과가 매우 빠른 Chat-PRD였다.
짧은 유료 비행을 끝내고 그 맞은편에 위치한 그랜드 센트럴 마켓으로 향했다.
에그 슬럿 egg slut 본점이 있는 것으로 유명한 푸드코트 형식의 현지 마켓이다.
이른 시간임에도 굉장히 긴 줄이 있었다.
에그 슬럿에는 사람이 정말 정말 많았다.
사진에 보이지는 않지만, 서른 명 가까운 대기 줄이 있었다.
아래 사진을 잘 보면 알겠지만, 일식 가게에 오타니 벽화가 그려져 있다.
이쪽 동네에서 오타니는 신(神)이다.
에그 슬럿에 큰 흥미가 있었던 것은 아니라서,
한 바퀴 둘러보며 점심으로 먹을 메뉴를 골랐다.
네이버 블로그의 도움과 우리의 직관을 따른 결과
화덕 피자와 타코가 당첨되었다.
피자는 마르게리타 피자에 미트볼 토핑
타코는 비리아 타코를 주문했지만, 지금 믹스밖에 안된다고하여
Mixed Taco 2개를 주문했다.
LA에서 비리아 타코를 꼭 먹어보고 싶다던 프로도의 소망은
어쩔 수 없이 다음으로 미뤄졌다.
과연, 다음에는 성공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피자는 딱 생각하던 그 맛이고
타코는 살짝 매콤했으나 생각보다 더 맛있었다.
Mixed 된 속재료 고기들의 기름기와 살코기가 조화로웠다.
식사를 마치고 나와서 길 건너를 보니
우리가 난리를 치는 20분 동안 아무도 없던 엔젤스 플라이트에
20분은 기다려야 할 것 같은 줄이 길게 늘어져 있었다.
아니 뭐야.
진짜 떼돈을 쓸어담는구나.
저렇게 있으면 사진 한 장도 제대로 못 찍겠네.
라고 생각하며, 다음 행선지로 캐리어를 끌었다.
이제 우리는 라스베가스 Las Vegas 로 향한다.
한국에서 왕복 십오만천이백원을 미리 결제한 플릭스 버스 Flix Bus 를 탑승하고 여섯 시간을 달려
캘리포니아 주를 탈출하고 네바다 주로 이동하는 긴 여정이었다.
버스 시간은 14시였고,
여유있게 도착하라는 네이버 블로그의 조언에 따라 13:30에 맞추어 정류장에 도착했다.
버스 티켓에는 각자 지정좌석이 정해져 있지만,
무법지대인 LA에서는 다른 사람이 미리 앉아있는 경우도 많다는 글을 봤다.
내 자리다. 라고 티켓을 들이밀고 버스 기사에게 요청을 해봐도
그냥 남은 자리 가서 앉으라는 말만 듣는다고 한다.
프로도와 떨어져서 XXXL 사이즈 미국인과 함께 앉아 긴 여정을 하기엔
상상만으로도 목에 담이 와서, 불상사를 대비하여 일찍 가기로 한 것이다.
다행히도, 버스가 미리 도착해있었기에 바로 캐리어를 싣고 자리에 앉았다.
특이하게도 딱히 표 검사나 자리 확인을 하지 않더라. 그래서 그렇구만.
버스는 벌써 거의 만석이었는데, 다행히 우리 자리는 딱 남아 있었다.
오, 그래도 이 버스 사람들은 매너가 있구나.
자리를 잡고 간단한 짐을 풀고 핸드폰 충전기까지 꽂았다.
출발 3분 전이 되었다.
옆에 다른 버스 한 대가 들어왔다.
"음? 저 버스는 뭐지?"
내가 말했다.
"우리 버스는 아니야. 버스 번호가 달라."
프로도는 버스 번호를 확인하더니 이내 안심하고 말했다.
하지만, 숱한 여행으로 다져진 내 직감은 외치고 있었다.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프로도, 느낌이 안 좋아.
확인이 필요할 것 같아."
프로도는 그 즉시 버스에서 내려, 옆 버스 기사에게 행선지를 물었다.
그때 시간은, 출발을 일 분 오십 칠 초 남긴 13시 58분 03초였다.
짐 챙겨! 내려!!
아. 조졌다. 어쩐지 느낌이 안 좋았다니까.
프로도는 사색이 되어 버스에 모두가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외쳤다.
물론 한국어로 말했기 때문에 아무도 알아듣지는 못했겠지만.
그때 시간은, 출발이 42초 남은 13시 59분이었다.
급하게 충전기를 빼고, 간단하게 푼 짐을 전부 챙기고
거의 불이 난 집을 탈출하는 사람처럼 버스에서 뛰쳐나왔다.
내리면서 프로도가 뭐라뭐라 했는데, 들릴 리 없었다.
내리고 나서, 바로 옆 버스에 탈 뻔 했는데
아뿔싸, 캐리어도 옮겨야 되잖아.
* 실제로 '아뿔싸' 라는 단어를 말하지는 않았다.
그걸 직접 말하는 사람이 있기는 한가? '맙소사'라면 몰라도.
손에 이미 각종 짐을 한가득 들고 (가방에 넣을 겨를이 없었다)
다시 그 정체불명의 버스로 가서 한 손으로 두 개의 캐리어를 뺐다.
사람은 역시 위급한 순간이 되면 초인적인 힘이 나온다.
캐리어까지 옮겨 싣고 나서, 다시금 기사에게 행선지를 확인하고 버스에 올라탔다.
이번에도 딱히 표 검사는 하지 않았다.
그러니까, 대체 왜 표 검사를 안하는 거야.
아까 그 버스와 다르게 이 버스는 사람이 텅텅 비어 있었다. 20% 정도만 찼던가.
당연히 우리의 지정 좌석도 비어 있었는데
그냥 1인 2석을 했다. 어차피 텅 비었는데 알 게 뭐람.
새 자리에 앉자마자, 우리를 지옥으로 데려가려던 악마의 버스는 출발했다.
마치 '아깝다'는 듯한 시동소리를 내며 요란하게도 떠났다.
그래서, 저 버스는 뭐였어?
저건 샌디에이고 San Diego 가는 버스래.
아니 무슨, 샌디에이고는 김하성 있는 거 말고는 아무것도 모르는데.
심지어 지금은 비시즌이라 김하성도 못 보잖아.
곧바로 구글 지도를 켜고 샌디에이고를 찾으니 라스베가스와는 아예 방향부터 다른 곳이었다.
조금만 힘내면 멕시코도 걸어서 넘어갈 수 있는, 위아래로 국경을 맞대고 있는 도시였다.
아 진짜. ㅈ될 뻔했다.
'뻔'이라서 다행이야.
* 글에 비속어를 쓰는 것을 좋아하진 않으나, 이것 말고는 쓸 표현이 생각나지 않는다.
이후에도 한 번 더 있을 예정이니, 딱 두 번만 양해 바란다.
편도 칠만 오천원을 내고, 십오만 원에 해당하는 자리를 차지한 채로
이리저리 자세를 바꾸어 가며 버스에서 잠을 청했다.
중간쯤 지나고 나서, 휴게소에 들렀다.
미국 서부 휴게소. 그래 당연히 경험해봐야지.
삼십 분이나 주어진 자유시간 동안 구석구석 살폈다.
우리나라 휴게소와는 비슷한 듯 달랐다.
식당과 상점 몇 개가 있고, 주유소가 있는 점에서는 비슷하지만
그 구조와 느낌이 '서부다운' 어떤 것이었다.
나와 프로도는 마치 카우보이가 된 양
휴게소 주차장 너머로 보이는 황야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이제 어느새 그림자가 질 시간이 왔다.
두 시간 반을 더 달린 후에 드디어 라스베가스에 도착했다.
아직 버스에서 내리기 전 창문 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나 라스베가스요' 하는 번쩍거리는 조명과 웅장한 호텔이 즐비했다.
버스를 내리니, LA보다 더 서늘한 바람이 먼저 맞이했다.
이 정도면 이제 서늘하다의 범주보다는 춥다의 그것에 가깝다.
남은 물 한 병을 프로도와 나눠 마셔 털어버리고 우리들의 호텔로 향했다.
도착한 버스 정류장이 조금 외져, 약 20분 정도 걸어야 했다.
횡단보도를 건너니, Wynn 호텔이 보였다.
영화에서 몇 번 본 적이 있고, 마카오에서도 가본 호텔이다.
그리고 내가 제일 좋아하는 호텔 이름이기도 하다.
딱히 이유는 없고, 그냥 이름이 기깔나잖아. 윈 Win 이라니.
이쪽까지 다시 오기는 어려울 것 같아
캐리어를 끌면서도 1층 로비와 카지노 구경을 했다.
카지노에서는 현금을 넣고 게임을 하다가 잔돈이 남으면
다시 현금으로 돌려주는 것이 아니라
현금으로 교환이 가능한 바우처를 인쇄해준다.
그 돈이 아무리 작게 남았어도 바우처를 주기 때문에
그 바우처야말로 어떻게 보면, 그 카지노에서 게임을 했다는
가장 직관적인 기념품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1달러를 넣고, 25센트짜리 슬롯을 세 번 돌린 후에
0.25달러가 남았다고 찍힌 바우처 한 장을 인쇄하여
나만의 기념품으로 가방에 넣었다.
내가 좋아하는 Wynn 호텔 카지노 슬롯을 돌렸다는 증거.
이 바우처는, 48시간 후에 엄청난 증식에 성공한다.
전혀 예상치 못했는데, 우리의 라스베가스 도착 그 다음주.
그러니까, 미국의 추수감사절 이틀 뒤부터
F1 그랑프리 라스베가스 레이싱이 개최될 예정이었다.
어쩐지, 그 근처 호텔가격은 미쳤고 스피어는 운영을 쉬더라니.
이미 도로 주변은 레이싱 펜스로 둘러싸여 있었다.
횡단보도나 육교가 제한된 곳이 많아서 이동이 불편했지만
한참을 걸어서 드디어 호텔에 도착했다.
라스베가스 스트립 거리 중심에 있는 우리 호텔.
이제 체크인을... 하지 못했다.
사실 오늘은 예약 자체를 하지 않았으니 당연한 것이겠지.
이게 무슨 소리냐 하면,
우리가 라스베가스 도착 버스에서 내린 시간은 일곱 시,
그랜드 캐니언으로 가는 버스를 타야 할 시간은 열한 시.
라스베가스 도착 4시간 후에 우리는 바로 다시 그랜드 캐니언으로 떠나야 했다.
그래서 그 날은 호텔을 잡지 않았던 것이다.
그렇다고 그냥 이틀 내내 같은 옷을 씻지도 않고 입을 수는 없잖아.
두 개의 대뇌를 맞대고 온갖 시뮬레이션을 돌린 결과
가장 일차원적인 방법이 결론으로 채택되었다.
우리는 호텔에 도착하자마자 카지노로 들어갔다.
천장에 설치된 표지판을 보고 곧장 화장실을 찾았다.
화장실에는 사람이 많았고, 굉장히... 더러웠다.
그나마 깨끗한 칸은 역시 장애인 엑세스 칸이었다.
카지노 화장실의 장애인 엑세스 칸에서 캐리어를 펼쳐두고
옷을 갈아입고, 양치질과 세수를 하고, 드라이 샴푸를 뿌리고,
바디 티슈로 몸을 닦고, 심지어는 면도도 했다.
* 우리 이전에도 비장애인 사람들이 자유롭게 이용하는 칸이었고
장애인 전용 칸이 아니라, 엑세스가 가능하도록 넓은 칸이었다.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은 10분 안에 이뤄진 일이다.
혹시 장애인에 대한 폭력적 처사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것은 분명 아니었다고 해명하고 싶다.
아무도 뭐라 안 하는데 왜 혼자 난리냐고? 그럼 말고.
엄청난 어글리 코리안 두 명이 베가스에 왔노라 머리를 조아려라
전 세계의 겜블러들에게 과시한 후
호텔 안에 있는 판다 익스프레스에서 저녁을 먹었다.
메뉴는 역시나 한국인의 원픽 오렌지 치킨
딱 봐도 알 것 같은 맛, 그리고 정말 완벽하게 그 맛 그대로인 맛.
달짝지근한 양념과 볶음밥과 브로콜리 뭉치들을 입에 넣었다.
판다 익스프레스에서는 컨셉에 맞게 '포춘쿠키'를 하나씩 주는데
식사를 마친 후 열어보니
'나의 미래에 부와 성공이 함께 할 것이다' 라는 극찬이 담겨있다.
이거 솔직히 무조건 카지노 슬롯 돌리라는 거잖아.
오케이. 다 뒤졌어.
라스베가스의 첫 날은 이렇게 흘러갔다.
시끄럽고 더러운 호텔 카지노 화장실과
좁디 좁은 그랜드 캐년 행 10인승 카니발이 오늘의 호텔이었다.
아니, 모텔인가. 아니, 홈리스인가.
여섯 시간을 달려 도착했지만 아직 1/4 밖에 지나지 않았다.
다시 여섯 시간을 달리기 위해 그랜트 캐니언 투어 미팅을 해야 한다.
23시에 호텔로 픽업 오신다고 했지.
지금 시간은 23시 15분이다.
아 이거, 또 무슨 일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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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기치 못한 불시착 위기를 극복하고
목표와 꿈에 도달한 하루였다.
재활을 겪다 보면, 응당 치러야 할 고난들이다.
한 걸음 한 걸음이 아플 것이다. 다리가 후들거리겠지.
그러나 이 고통은 결국 나를 다시 뛸 수 있게 해줄 거야.
그리고, 지나고 나면 그 고통은
나름 견딜 만 했던 해프닝에 불과할 테니까.
마치, 여행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