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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마음조각가 Nov 03. 2021

초원사진관

감정페르케 _ 용서하지 못할 것만 사랑했다.

초원사진관을 찾아갔는데, 그 초원사진관이 아니었다. 세상에는 같은 이름을 지닌 이별과 그리움이 존재하듯, 나는 다시 초원사진관과 헤어져, 처음 가고자 했던 초원사진관으로 향했다. 초원사진관과 초원사진관의 거리는, 비 오는 날 우산 속 내 왼쪽 어깨가 젖을 만큼의 거리. 두 번의 좌회전과 세 번의 우회전 끝에 차를 주차하고는, 초원사진관이 아닌 초원사진관 앞에 섰다. 한참동안 초원사진관을 바라보고 있는데, 지나쳐온 초원사진관이 생각났다. 주차단속요원에게 딱지 끊기 딱 좋은 자세로, 나는 초원사진관 앞에서 초원사진관만 떠올렸다. 한 장의 흑백사진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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