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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b n Wrestle Dec 27. 2022

남자의 외로움 (part. 6)

재벌집 막내아들, 가장들의 이야기

재벌집 막내아들 드라마를 재밌게 봤다. 재벌집 풍경을  묘사했다고 하여 보게 시작했는데, 급히 종결된 이야기에 아쉬움은 남는다. 재벌가의 안팎을 겪은  남자의 복수극이 전체 플롯이었지만 나는  드라마를 가장이 , 그리고 가장이  자들의 힘겨운 선택들, 그리고 밥그릇 싸움으로 보았다. *스포주의


윤팀장


일찍이 어머니를 여의고 오랜 실직 상태에 있는 아버지를 모시고 사는 윤팀장(송중기) 소년 가장이다. 가난한 학창 시절을 보내며 연애의 기회었지만 내일 먹을 가족밥을 마련하는 것을 선택했다. 가족 생존을 위한 선택들은 마치 단련된 근육처럼 가족이 가난에서 벗어나는 것에 계속 집중하게 했다. 그래서 그에게 기회를  순양의 명령에 일절의 거절 질문 없이, 어떤 판단도 내리지 않고 수행하는 사람이 되기 결심한 것이다. 괜히 스스로를 판단의 기로에 세우지 아야 했으며, 매일 최선을 다해 쓸모 있음을 입증해야 했다. 이것이 어린 나이부터 가난을 숨 쉬며 가장으로 살아온 윤팀장이. 스스로를 생존 기계로 만들어 살면서 자연스레 그에 몸에 베인 결핍과 삶의 목표 후에 살게 될 진도준의  날개가 되어준 셈이다.


진양철 회장


진양철은 순양을 일으킨 최고 경영인이자 순양가의 최고 어른이다. 그는 순양 기업과 순양가, 두 집의 가장 역할을 해야 했. 내가 순양이고 순양이  자신이라  정도로 기업 애착과 책무를 가진 그는 집안에서도 기업의 총수처럼 군림하였다.


이것은 진양철 회장의 단순 성격이라 치기엔 막중한 가장의 무게였다. 수만 명의 임직원의 밥줄이 그의 결정에 달려 있기 때문에 그는 더욱 순양 기업의 가장 역할에 충실해야 함을  알고 있었다. 옛말에 바깥양반이 바깥 일만 잘하면 된다고 했지만, 본인이 자식 농사에 실패했다는 자책감은 스스로도 참기 어려운 약점 버튼이었다. 아비의  없음 한탄만 하면 겠지만, 자기가 일군 순양 그룹의 후계자를 결정하는 역할을 함께 짊어져야 했기 때문에 두 배 더 어려웠을 것이다. 당신이 이룩한 자산과 업적을 자식  누구도 필적하기는커녕  지켜낼지도 미덥지 을 것이기에, 어떤 가장으로서 어떤 역할우선순위를 매겨야 할지 고민이 느껴졌다.


진양철이란 캐릭터는 기업의 최고 경영자로서 최고의 노력을 다하면서,   가문 가장의 역할에도 최고의 선택을 내리고자  인물이다. 승계를 앞두고 자식들이 하는 꼬락서니(?) 들을 보며 머리가 아팠겠지만 여러 테스트와 특단의 결정을 내리며  가장의 역할을 충실하려 했고, 그래서 장자 승계의 원칙을 물렀을 것이다.  남자로서의 진양철이 멋진 캐릭터로 완성되었다.


“그게 돈이 됩니까?”


진양철 회장이 틈만 나면 하던  말은 가장으로서의 진양철을 대표한다고 생각한다. 돈을 벌어야 기업이 커지고, 그래야 직원들 월급을   있기 때문이다. 피를 보는 한이 있더라도 자기 밥그릇 하나는 지키려는 것이 가장이다. 그래야 집에 있는 가족 굶지 .


Dave Chappelle 일화다. 그가 10  뉴욕 거리 모퉁이에서 야바위를 하는 어른들을 만난다. 옆에서 랜 시간 지켜보니 꼼수를 파악했고, 가지고 있는 돈을 전부 걸었다. 하지만 결국 내기에서 지게 되는데, 분한 마음에 다음에 돈을 걸려는 사람에게 ‘ 패거리 모두가 한통속이라며 돈을 걸지 말라고 말한다. 그러자 야바위꾼이 Dave Chappelle 멱살을 세게 끌어당기며 죽일 듯이 노려보며 말한다. ‘젊은이, 절대 남의 밥벌이에 끼어들지 마라(don’t ever come between a man and his meal).’


진양기 부회장과 진성준


운수산업으로 지금의 순양을 만든 진양철 회장과 달리 그의 자식들은 신규 사업을 통해 새로운 현금 흐름을 만드 법을 모른다, 아니 어쩌면 배우지 못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진양철 회장은 큰돈을 벌거나 큰돈을 아낀 막내 손자(진도준)에게 마음을 주기 시작했는지도 모른다.


진양기 부회장은 진양철의 첫아들로 태어난 것과 아버지 대신 옥살이를   외엔 이렇다  증명이 없다. 그래도 서열상 차기 회장직에 가장 유력한 사람이니, 진양철 회장을 보좌하면서 아들 진성준을 일찍이 유학 보내 오너 3 그림을 그린다. 똑똑해져 돌아온 아들에 마음이 놓이며 진 씨 가문의 다음 가장 역할을 나름  하고 있다 생각하지만, 아들 진성준은 반대로 느끼고 있었다. 오히려 아버지의 부족한 경영 능력이 자신의 거취를 애매하게 만들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아들을 믿던 가장과 아버지를 불신하는 가장과의 갈등이 생긴다. 애틋한 부자 사이로 시작했지만, 순양의 경영권이란 밥그릇을 사이에 두고 서로를 방해하는 가장의 싸움이다.


재벌집 막내아들에는 이처럼 다양한 군상의 부모와 가장들이 나온다. 그들은 각자의 방식대로 가족을 지키기 위해 싸운다. 자식 음해하는 세력에 맞서는 부모부터 자식, 조카에게 밥그릇을 뺏길까 노심 초사하는 어른들 모습까지 다양하다. 어쨌거나 모든 가장에겐 지켜야  분명한 무언가가 있다.


가장됨의 의미


가장이 된다는 , 아빠가 된다는 것은 지켜야  것과 새로운 책임감이 부여된다는 것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것에서 출발한다. 때론 윤팀장처럼 굳이 질문과 판단을 내리지 않고 묵묵히 일하는 것이다. 또는 진양철 회장처럼 여러 충돌되는 역할 속에서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때도 있을 것이다. 결국, 부모로서 그리고 가장으로서 결할 사건들이 느는 것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게 가장의 무게이자,  남자가 태어나 가질  있는 가장 높은 수준의 역할이다.



essay by 이준우

photo by 재벌집 막내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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