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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리더들이 지쳐가는 이유

[이형준의 모티브 173]

by 이형준

신임 팀장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자주 관찰하게 되는 공통점이 있다. 팀원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인정과 칭찬을 하려고 노력한다. 팀원들이 상처받지 않게 하려고 조심하고 배려한다. 그런데 그러다 보면 꼭 필요한 이야기는 자꾸 미룬다. 부족한 부분을 지적해야 할 때, 기대 수준을 분명히 해야 할 때가 오면 망설인다. 말하지 못하고 속으로만 삭이다 보면, 결국 스스로 힘들어지고 속이 끓는다. 혼자만 열심히 일하고 지쳐간다.


침묵이 꼭 배려는 아니다.

많은 팀장들이 이런 말을 한다. "혹시 상처 주진 않을까요?" "괜히 잔소리하는 사람처럼 보일까 봐요." "마이크로 매니징 하고 싶지 않아서요." 불편함을 피하는 것이 친절인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침묵이 언제나 좋은 선택은 아니다. 말하지 않는다고 해서 문제가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말하지 않는 침묵이 팀원에게 ‘그래도 괜찮다’는 신호로 전달될 수 있다. 그 결과 행동은 고쳐지지 않고, 문제는 반복된다. 그 사이 리더의 마음속에는 답답함과 실망이 쌓여만 간다.


리더에게 필요한 건 결국 ‘용기’

이럴 때마다 나는 팀장들에게 이런 질문을 던지곤 한다. "말을 못 하는 이유가 정말 팀원이 상처받을까 봐 그런 건가요? 아니면 자신이 불편해질까 봐 그런 건가요?" 대부분의 경우, 두 번째 이유가 더 크다. 말을 꺼냈다가 어색해질까 봐, 혹은 갈등이 생길까 봐 두려운 것이다. 그래서 리더에게 용기가 필요하다. 자신의 불편함을 마주하는 용기. 상대의 성장을 위해 때로는 불편한 이야기를 꺼낼 줄 아는 용기.


비난이 아니라, 명확함으로 말하기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직설적으로 화를 내며 말하라는 뜻은 아니다. 비난이 아니라 명확함으로 말할 줄 알아야 한다. 사실을 이야기하고, 감정을 솔직히 밝히고, 기대를 분명히 설명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이렇게 말할 수 있다. “고객과의 미팅은 중요해요. 전화와 이메일만으로는 관리되지 않아요. 지금 본인은 잘한다고 하지만 다른 팀원과의 미팅 횟수와 함께 살펴보면 확실히 부족한 게 보여요. 지난달 실천은 조금 아쉬웠어요. 이 부분을 어떻게 보완하면 좋을까요?” 이런 식으로 말하면 상대도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부정적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구체적인 개선 방안을 함께 고민할 수 있게 된다.


감정을 숨기지 말고 책임 있게 표현하기

팀장도 사람이다. 실망할 수 있고, 속상할 수도 있다. 중요한 건 그 감정을 어떻게 표현하느냐 이다. 감정을 억누르거나 폭발시키기보다는, 내 감정을 숨기지 않으면서도 상대를 탓하지 않는 말로 전달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이렇게 말할 수 있다. “나는 이 결과가 나와서 솔직히 조금 실망했어요.” “내가 이 일에 대한 기대가 결과보다 더 컸던 것 같아요.” “솔직히 나는 아쉬운 마음이 있어요.” 이렇게 말하면 감정의 책임은 내 안에 두고, 상대와의 관계는 지켜갈 수 있다.


아주 작은 용기의 시작

불편함을 피하고 싶어질 때마다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던져보자. "오늘 나는 어떤 불편함을 피하고 있지 않은가?" 그리고 아주 작은 한마디부터 시작해 보자. "이 부분은 내가 조금 다르게 기대했어요." 이 한마디가 리더십을 바꾸고, 팀을 성장시키고, 나 자신도 성장시킨다. 말하지 않는 리더십은 없다. 말하는 용기가 결국 팀을 움직인다.



(주)어치브코칭 대표코치

이형준 (joon@achievecoachi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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