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가 선택하는 직장환경 만들기
디지털 혁신과 친환경 경영의 융합
새로운 패러다임의 등장: 기술과 지속가능성의 만남
현재 기업 환경에서 두 가지 중대한 변화가 동시에 일어나고 있다. 첫 번째는 인공지능을 핵심으로 하는 기술 혁신이고, 두 번째는 ESG로 상징되는 친환경 경영이다. 이 두 요소는 이제 독립적인 트렌드가 아니라, 기업의 존속과 발전을 위한 핵심 동력으로 통합되고 있다.
특히 눈여겨볼 현상은 대학 캠퍼스에서 일어나는 변화다. 2025년 현재, 스타트업과 비즈니스 모델 개발 관련 강의는 전례 없는 수강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국내 주요 대학 커리큘럼에서도 AI와 사업 모델 결합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국내 유명 공과대학들은 'AI 활용 사업 모델링', '지능형 서비스 설계' 등의 강좌를 새로 개설하며 현장에서 바로 쓸 수 있는 AI 활용 능력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공개된 대학 입시 결과에서도 이공계열 AI 관련 학과의 입학 성적이 의학계열을 제외하고는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런 교육 현장의 변화는 산업계의 요구를 직접 반영한 것이다. 미래 세대들은 단순한 기술 습득을 넘어 AI를 활용한 새로운 사업 모델을 구상하고 친환경적 가치를 창조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이들은 기업의 기술 역량과 환경 의식을 함께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삼고 있다.
신세대와 기업 간의 가치관 격차
우수한 인재 확보는 모든 기업의 핵심 과제다. 하지만 최근 채용 현장에서 기업들이 겪는 어려움은 단순한 구인난을 넘어선다. 그 핵심에는 MZ세대로 불리는 신세대 인재들과 기업 간의 '가치관 괴리' 문제가 존재한다.
딜로이트가 2023년 발표한 'Gen Z and Millennial Survey'에 따르면, 전 세계 MZ세대 구직자의 76%가 환경 친화적 경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기업에서 일하고 싶다고 답했다. 이는 2018년 조사보다 24%나 상승한 수치다. 또한 LinkedIn의 2023년 글로벌 인재 동향 리포트에 따르면, MZ세대 구직자의 67%가 입사 결정 시 기업의 기술 혁신 정도와 친환경 실천 여부를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고려한다고 밝혔다.
이들이 중시하는 가치관과 달리, 상당수 기업들은 여전히 ESG를 '규제 준수'의 관점에서만 접근하고 있으며, AI 같은 기술 혁신 도구는 대기업만의 영역으로 여기며 도입을 주저하고 있다. 이런 인식 격차가 인재와 기업 사이의 거리를 더욱 벌리고 있다. 신세대 인재들이 원하는 기술 혁신과 친환경성의 가치에 기업이 보조를 맞추지 못한다면, 인재 확보는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일상 업무에서 AI 활용하기
기업이 AI를 도입하는 방법은 생각보다 훨씬 간단할 수 있다. 현재 많은 기업들이 '디지털 혁신'이나 'AI 적용'을 복잡하게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ChatGPT 같은 일반적인 AI 도구의 활용만으로도 상당한 업무 효율성 증대를 경험할 수 있다.
2024년 마이크로소프트와 MIT가 공동 수행한 연구에 따르면, 일상 업무에 ChatGPT를 활용한 직원들은 그렇지 않은 직원들에 비해 작업 완료 시간이 평균 37% 단축되었다. 특히 문서 작성, 이메일 초안 작성, 회의록 정리와 같은 반복적인 문서 작업에서 높은 효율성을 보였다. 중요한 점은 이런 도구를 활용하는 데 대규모 시스템 변경이나 고액 투자가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중소기업에서도 쉽게 적용할 수 있는 AI 활용 사례를 살펴보자. 고객 응대에 챗봇을 활용하면 단순 반복적인 질문에 대한 응답 시간이 줄어들고, 직원들은 더 복잡한 고객 관계 관리에 집중할 수 있다. 영업팀은 AI를 활용해 잠재 고객 데이터를 분석하고 맞춤형 제안서를 더 빠르게 작성할 수 있다. 마케팅 부서에서는 소셜 미디어 콘텐츠 아이디어 생성이나 간단한 디자인 작업에 AI 도구를 활용할 수 있다.
실제로 경기 지역의 한 중소 제조업체는 직원들이 품질 검사 보고서 작성에 AI 도구를 활용하기 시작한 후, 문서화 작업 시간이 절반 이상 단축되었고 이를 통해 확보된 시간을 제품 개선 아이디어 회의에 투자했다. 이는 별도의 시스템 도입 없이, 기존의 업무 흐름에 AI 도구를 접목하는 것만으로도 가능했다.
AI 활용의 핵심은 거창한 시스템 교체가 아니라, 현재 업무 중 반복적이고 시간 소모적인 부분을 찾아 AI의 도움을 받는 것이다. 이렇게 절약된 시간과 에너지는 직원들이 더 창의적이고 가치 있는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해주며, 결과적으로 조직의 지속가능한 성장에 기여한다.
변화하는 세대와 기술에 대응하는 기업 혁신 전략
기술 혁신과 친환경성이라는 두 가지 과제는 이제 모든 기업이 직면한 현실이다. 기업 규모와 관계없이 미래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이 두 가지 가치를 기업 전략에 반영하는 현실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첫째, AI 도구 활용을 더 이상 늦춰서는 안 된다. 대규모 시스템 도입이 아닌, ChatGPT 같은 일상적 AI 도구를 통해 간단하게 기술 혁신의 첫 발걸음을 떼어야 한다. 직원들이 단순 반복 업무에서 벗어나 더 가치 있는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이미 많은 기업들이 업무 효율성 증대와 비용 절감 효과를 경험하고 있으며, 이런 추세는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둘째, 친환경성을 비용이 아닌 기회로 인식해야 한다. 에너지 효율화, 자원 절약, 친환경 제품 개발 등은 장기적으로 비용 절감과 브랜드 가치 향상으로 이어진다. 기업은 자사 규모와 산업 특성에 맞는 실천 가능한 ESG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외부에 적극 알려야 한다. 이는 단순한 홍보가 아닌, 기업의 장기적 생존과 성장을 위한 필수 전략이다.
셋째, MZ세대 인재들과의 가치 공유를 위한 소통 채널을 강화해야 한다.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와 비전을 명확히 하고, 이를 채용 과정과 내부 문화에 반영해야 한다. 기술적 역량만큼이나 가치관의 일치가 인재 유치와 유지에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세대 간 소통을 강화하고 다양한 관점을 수용하는 기업 문화는 혁신의 원동력이 된다.
넷째, 유연한 업무 환경과 성장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서 유연성은 핵심 경쟁력이다. 개인의 성장과 발전에 투자하는 조직 문화를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단순한 복지 제도가 아닌, 미래 인재들이 진정으로 가치를 두는 장기적 성장 관점의 접근이다.
신세대 인재들이 선택하는 기업은 규모가 아닌 가치를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 기업들은 기술 혁신과 친환경성을 결합한 기업 문화를 조성함으로써, 인재 확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이제는 규모의 차이가 아닌, 변화의 속도와 진정성이 미래 인재 확보의 핵심 요소가 될 것이다. 시대의 변화에 맞춰 유연하게 적응하고, AI 같은 신기술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기업만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이 글은 머스트뉴스에 기고한 칼럼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원문은 해당 사이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